쉬면 큰일 나는 줄,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中

by 서강


왜 그랬을까.

지금 돌아보면, 딱히 설명할 말이 없다.

그땐 그게 당연한 줄 알았다.

쉬면 매상이 줄 것 같고,

그 줄어든 매상은

가계에 직격탄을 줄 것 같아

명절에도 쉬지 않고 가게 문을 열었다.


치킨을 튀기며

몸이 힘들다고 아우성치는 소리를

외면한 채,

정말이지, 열심히 잘 살고 있다고 믿었다.


열심히 사는 것과

충실하게 사는 건

다른 이야기라는 걸

이제야 알 것 같다.


아들이 훈련소를 마치고

처음 면회가 가능한 날,

큰딸이 말했다.

“엄마, 나도 같이 가면 안 돼?”


그 말에 나는

계산부터 먼저 했다.

직원들만 남기긴 불안하고,

가족 중 한 명은 지켜야 한다는 판단.


“한 명은 가게를 지켜야 할 것 같은데 어떡하지?.”


딸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조용한 수긍이

아직도 내 마음 깊은 속에 응어리로 남아있다.


그날,

나는 하루 매상을 택했고,

사랑하는 딸의 마음은 놓쳤다.


김종원 작가는 말한다.

“모든 말을 경청한다는 건

단 한마디도 마음에 담지 못했다는 뜻이다.”


나는 많은 말을 듣는 사람이라 여겼다.

손님의 불만도,

주방장의 사정도,

주변 가게 소식도,

심지어 배달 시간까지.


하지만,

딸의 그 한마디만은

듣지 못했다.


진짜 들어야 할 말은

크게 들리지 않는다.

부탁이라는 말로 포장되지도 않는다.


그저 조용히 건네지는 눈빛,

머뭇거리며 묻는 짧은 말,

그 안에 담긴

마음의 결을 읽는 것이

진짜 경청이다.


쉬면 안 되는 사람이 아니라

쉬어도 되는 사람이고 싶다.

손 놓아도 괜찮은 날은

손을 놓고

내 숨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다.


혹시 지금,

모든 말을 듣고 있지만

정작 단 한마디도

마음에 담지 못한 채

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누군가의 작은 바람,

익숙한 듯 흘려보낸 말속에도

사랑은 숨어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삶 앞에

쉼표 하나 놓아도 괜찮습니다.


마음이 쉬지 못한 날에는

사랑도 잠시 머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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