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문화. 속담
바다 한가운데서 거대한 고래 두 마리가 부딪히며 싸웁니다. 물보라가 치고, 파도가 거세집니다. 그 곁에서 평화롭게 헤엄치던 새우 한 마리. 그 싸움과는 상관없는 존재지만, 커다란 파도에 휩쓸려 등껍질이 부서집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도 이런 일이 있습니다. 강자들의 싸움 속에서, 아무 죄 없는 약자가 상처를 입는 일 말입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강자들의 다툼에 휘말려 약자가 피해를 본다는 뜻입니다. 표면적으로는 바다생물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인간 사회의 권력 구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고래는 바다의 최상위 포식자 중 하나, 새우는 작은 갑각류입니다. 서식 환경은 같지만, 크기와 힘, 영향력은 하늘과 땅 차이죠. 자연 상태에서 고래가 새우를 직접 해치는 일은 드물지만, 속담 속 ‘등 터짐’은 고래의 싸움이 만드는 간접 피해를 비유한 것입니다.
중국: “강호의 싸움에 새우가 고생한다(蚌鷸相爭, 漁翁得利)” – 조개와 도요새가 싸우다 어부가 이득 본다는 말로, 제삼자의 피해 또는 이익을 설명.
일본: “대형 어선끼리 부딪히면 작은 배가 가라앉는다(大船の争いで小船が沈む)” – 강자 싸움의 여파를 표현.
한국: 고래와 새우라는 극명한 크기 차이를 통해 피해자의 약소함을 더욱 강조.
정치: 대국 간의 무역전쟁, 이념 갈등 속에서 작은 국가들이 경제·외교 피해를 입는 경우.
경제: 대기업 간 가격 전쟁이나 인수합병 경쟁이 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까지 여파를 미치는 경우.
사회: 단체 간의 갈등이 아무 관련 없는 시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때.
이 속담이 전하는 교훈은 단순합니다. 큰 싸움에는 휘말리지 않는 것이 상책이고, 혹여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것. 바닷속 새우처럼, 우리는 종종 싸움의 당사자가 아니어도 그 파도에 휩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약자는 더 넓게 보고, 더 일찍 움직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