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파전이 당기는 이유

음식. 요리

by 서강


창밖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지붕을 두드리며 내는 소리가 있다.

‘지글지글’ —

어쩐지 기름 위에서 전을 부치는 소리와 닮았다.


어릴 적,

빗소리가 시작되면 엄마는 부엌으로 향했다.

파를 쫑쫑 썰고, 반죽을 풀어

뜨거운 팬 위에 사르르 부었다.


집안 가득 금세 고소한 냄새가 번졌고,

우린 그 냄새를 따라 부엌으로 모였다.


비 오는 날 파전이 당기는 건,

아마도 단순히 배가 고파서가 아니다.

빗소리와 기름소리가 겹치는 순간,

몸은 예전의 기억을 꺼내고,

마음은 그때의 온기를 그리워한다.


오늘 같은 날,

파전을 부쳐야 하는 건

배를 채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시절의 따뜻한 시간 한 조각을

다시 맛보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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