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이별, 그 후

by 서강


갑작스러운 이별과 남겨진 것들

아, 이 묘한 기분을 뭐라고 해야 할까. 친구 남동생이 그렇게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니. 심장마비라고 했다. 젊은 나이에. 인사도 못 남기고.


그런데 그 아이가 사둔 주식이 1,000% 올랐다고 한다. 천 퍼센트라니. 숫자로는 경사스러운 일이겠지만, 정작 그 경사를 누릴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친구가 종목 분석을 부탁해 왔다. 전화 너머 목소리가 어쩐지 어색했다. 슬픔과 기대가 뒤섞인, 그런 목소리였다. 나도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축하해야 할까, 위로해야 할까. 둘 다 아닌 것 같았다.


돈이란 게 참 야속하다. 살아있을 때는 모르쇠 하다가, 죽고 나서야 대박을 터뜨리다니. 그 아이는 아마 매일 아침 주식 앱을 들여다보며 언젠가는, 언젠가는 했을 텐데. 그 언젠가가 이렇게 올 줄은 몰랐을 거다. 자기 없는 언젠가로 말이다.


남겨진 사람들만 좋은 일을 하게 되었다. 부모님, 형제들. 처자식도 없으니 다들 상속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이 서늘해진다. 그 아이가 평생 모아둔 게 고작 그 주식 몇 주였을까 싶어서. 아니면 그것도 용돈 아껴서 조금씩 사둔 건 아닐까 싶어서.


인생이 뭔가 싶다. 정말로.


우리는 살면서 무엇을 위해 모으고 쌓고 준비하는 걸까. 언젠가 쓸 날을 위해서? 그런데 그 언젠가가 오기도 전에 우리가 먼저 가버린다면, 그 모든 준비들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었던가.


친구네 식구들이 그 돈으로 뭘 할지는 모르겠다. 아마 그 아이 제사상에 좋은 음식이라도 더 올릴까. 아니면 그 아이 이름으로 어디엔가 기부를 할까.


난 모르겠다. 다만 이런 생각만 든다. 그 아이가 주식을 살 때의 마음은 어땠을까. 미래에 대한 소소한 기대감이었을까, 설마 자기가 그 수익을 못 볼 거라는 생각은 안 했겠지.


살아있다는 건 참 불확실한 일이구나. 내일도, 모레도, 당연히 올 줄 알았는데 그게 당연한 게 아니었구나. 그 아이의 갑작스러운 이별이 나에게도 묘한 교훈을 남긴다.


가족들에게 사랑한다고. 내일도 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표현을 해야겠다. 그런 당연하지 않은 당연함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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