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 또 다른 그림자

by 서강


밤은 유난히 깊었다.
윤세하는 세탁소 불을 꺼둔 채, 의자에 앉아 USB를 만지작거렸다.
그 안에 담긴 영상들은 그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그러나 더 불안한 건, 이 모든 게 누군가의 손에 의해 이미 연출되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창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는 몸을 낮추었다.
세탁소 유리창 너머, 검은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경호팀도 아니고, 류광호의 사람도 아닌 듯한 낯선 기척.


또 다른 세력이 나를 보고 있다…

그는 핸드폰을 켜려다 멈췄다.
화면에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떠 있었다.
“거울 속의 네 얼굴은 하나가 아니다.”


순간, 등골이 싸늘해졌다.
누군가는 그의 사생활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었다.
세탁소조차 안전하지 않았다.


그는 결심했다.
이제 더 이상 숨어만 있을 수는 없다고.
누군가 자신을 지켜보듯, 자신도 그들을 찾아내야 한다고.


그 순간, 문틈 아래로 작은 봉투 하나가 밀려 들어왔다.
봉투 안에는 사진 한 장이 들어 있었다.


사진 속에는 윤세하와 똑같은 얼굴을 한 남자가 있었다.
다만, 표정은 차갑고 잔혹했다.
그리고 사진 뒷면에는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또 다른 네가 움직이고 있다.”


---> 16화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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