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위로, 진실의 시작
남편이 떠난 지 한 달.
문득, 그의 친구가 자주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힘들지? 밥은 먹었어?”
그 목소리는 따뜻했고,
그의 말투에는 오래된 위로가 묻어 있었다.
처음엔 고마웠다.
누군가 내 빈자리를 알아주는 것 같아서.
하지만 어느 날부터인가
그 위로가 조금 무거워졌다.
그는 남편의 친구였다.
결혼식 사회를 봐주었고,
아이 이름까지 함께 지어준 사람.
나는 한때,
그의 눈빛이 오래 머무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시절 나는 외로웠고,
그는 나의 고백을 듣지 못한 척했다.
그 뒤로 우리는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각자의 길을 갔다.
그런데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그는 다시 내 앞에 나타났다.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 친구… 알고 있었어.”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손끝이 떨렸다.
숨소리 하나에도 죄가 묻어나는 것 같았다.
그는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 편지 말이야… 당신이 쓴 거,
네 남편은 다 알고 있었어.”
나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남편이 그 편지를 지갑 속에 넣고 다녔다는 사실,
그걸 이 사람도 알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그 순간,
나는 처음으로
남편의 침묵이 얼마나 깊은 사랑이었는지 알았다.
그는 나를 탓하지 않았고,
나를 이해하려 했다.
그리고 그 친구는,
그 이해의 경계 밖에서
조용히 죄책감과 함께 살아왔던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저녁 바람에 흩날리던 낙엽이
유난히 가볍게 느껴졌다.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한 번 얽히면
끝내 풀리지 않는 실처럼 남는구나.
나는 편지를 한 줄 썼다.
“그대의 위로 속에 숨어 있던 진실,
이제는 나도 다 안다.”
� 원작: 인생이모작 TV 단막극 시리즈
� 유튜브에서 ‘인생이모작 TV’ 검색
� 영상으로 보기 https://youtube.com/shorts/46vpF_aaUQY?feature=sh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