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민주씨 말고, 제 얘기 좀 해볼라구요 :)
나는 본디 지독한 아날로그 주의자였다.
굳이↑ 굳이 사서 고생하는 타입이라고나 할까.
뭐든 컴퓨터의 도움을 받기보다 직접 손으로 쓰는 것을 선호했고,
어떤 정보를 탐색하는 행위에 있어서도 '손품'이라고 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이를테면, 인터넷을 뒤지기 전에 책을 먼저 뒤지는 걸 선호 했다고나 할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만한 미련한 짓도 없는데, 그 때는 뭐가 그리 존심이 상했는지 '자동화'에 지고 싶지 않다는 괴상한 오기를 지니고 있었더랬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나의 두뇌를 퇴화하지 않도록 도울 것이라는 극단적인 확신과 함께,
AI 같은 것은 나를 비롯한 모든 인류에게 오로지 '위협'과 '퇴화' 요인으로만 작용하리라는 바위같이 단단한 믿음은 덤이었다.
한창 chatGPT 3.0의 광풍이 우리나라를 휩쓸고 있을 무렵,
그 때도 나는 생각했다.
이것도 메타버스나 NFT같이 한 두 달 반짝 유행하다 말겠지.
그러다 어느 날 번뜩,
내 생각이 180도 뒤바뀌었다.
설명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 당시 연일 방송을 때리던 chatGPT에 관한 뉴스가 가랑비에 옷 젖듯 나의 두뇌를 가스라이팅 한 탓일까.
아니면 일순간 신의 계시를 받은 것일까.
카페에 멍- 때리며 앉아있던 그 날은 여느 때처럼 햇살 좋고 맑았지만 징글징글하게 한가한 날이기도 했다.
나는 그 날도 어김없이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네이버 뉴스를 뒤적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보게 된 것 같다. 또GPT에 대한 어떤 뉴스를.
정확히 어떤 기사였는지 기억도 안난다. 다만, 그 기사를 보고 AI에 대한 나의 관점이 비관에서 낙관으로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는 것만 어렴풋이 되새길 뿐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거대한 파도가 아닐까?
그렇다면 파도에 맞서다 부서지기 보다, 땟목이라도 만들어 그 파도를 타야 하는 거 아닐까?
그 날로 chatGPT를 검색하고 들어가 회원가입부터 했다.
그리고 이것저것 손 대보기 시작했다.
아무거나 물어보고, 아무 말이나 걸어보고.
그렇게 얼마간 이 친구를 가지고 놀다가 분명하게 깨달았다.
내가 지금이라도 이 녀석을 배워야겠구나.
내가 이 녀석을 다루지 못하면, 완전히 시대에서 도태될 수도 있겠구나.
평생 컴퓨터와 관련한 기술과는 연결될 일 없을 거라 믿었던 내 삶에 AI가 훅 들어온 순간이었다.
그렇게 나는 이것저것 읽고, 보고, 만들고, 뜯어 고치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들여 AI라는 맨 땅에 나를 갖다 들이박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