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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ha Dec 21. 2024

'어떤 삶'이 아니라 '삶을 어떻게'

삶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것.

 최근에 어떤 영상을 보게 됐다. 유명 아나운서와 그의 딸이 나와 오은영 박사에게 자신감 하락에 관한 상담을 받는 내용이었는데, 오히려 아이는 자신감이 넘쳐보였다. 이것, 저것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또 그것들을 잘 해내기까지 했다. 패널들은 너무 기특하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기 바빴는데,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상태를 보며 일침을 날렸다. 타이틀을 너무 중요시 여긴 나머지 어떤 사람이 되는 것에 몰두해있는 경향이 있다는 것. 그 앞단에는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단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생활 수준과 삶의 형태들이 원치 않더라고 너무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현재에선 어떤 삶을 사는 지가 꽤나 중요했다. 나 역시도 그런 타이틀이 있어야만 비로소 성취라고 느꼈으니까. 심지어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 시작한 독서 역시도, 독서를 하고 '어떻게' 느꼈는지보다는 '어떤' 책을 읽는지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해왔다. 나를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그럴싸하게 포장해야만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굳이 그걸 왜 포장해야하며 더 근본적으로 왜 남의 판단을 의식하는 것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어제 회사에서 신년을 맞아 다이어리를 받으면서 올해의 버킷 리스트를 정리해보았다. 예전에는 '1년에 얼마 모으기' '몸무게 몇 킬로그램 유지하기'등 결과치에 대해 쭉 나열했다면 올해는 과정에 포커스를 두었다. 일주일에 4회 이상 운동하기, 월급의 몇 퍼센트 저금하기'와 같이. 서른 중반에 접어드는 내년에는 결과보단 과정에 초점을 두는 방향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멋있는 삶을 갈구하던 내가 이제는 어떻게 삶을 채워나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 그 자체가 나이가 제법 먹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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