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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ha Dec 27. 2024

2024 마지막 금요일.

 오늘 회사에서 선배 한 분이 '오늘 마지막 금요일인데 뭐 하세요?'라고 물어봤다. 예년답지 않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제법 나지 않아 연말임을 실감하지 못하다가,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뭔가 급하게 마무리해야 하는 생각에 서글퍼진다. 12월 31일처럼 너무 대놓고 '마지막 날'이란 느낌보다, 자칫하면 놓쳐버렸을 법하지만 그래도 모두에겐 특별한 금요일, 그리고 그 마지막.


 올해를 반추해 보면 처음으로 미워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모든 사람에게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세상은 그렇게 꽃밭이 아니라는 걸 알게 해 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내가 올해를 아름답게 기억할 수 있는 건, 그 이상으로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깨닫게 해 준 사람들도 만났다는 것이다. 복은 화를 입고 온다는 그 말이 비단 사건들만이 아닌, 사람에게도 해당된다는 말이었다. 화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지나가면 나에게 복을 안겨주는 좋은 사람들을 참 많이 만났다.


 올해를 한마디로 단정 지을 수 없겠지만, 말 그대로 '사람'에 대해 많이 알았던 것 같다.  피하고 싶은 사람, 좋아하는 사람, 닮고 싶은 사람. 그렇게 사람들을 통해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후세에 이름을 남길 거창한 사람이 되고 싶단 의미는 결코 아니다. 그래도 올해 겪은 사람들을 통해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상처 주지 말고, 존중해 줄 수 있는 넉넉한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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