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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한 Jun 25. 2024

육퇴 후 맥주 한잔은 왜 이렇게 달죠?



나는 좋은 엄마 인가 

일 잘하는 워킹맘인가 현모양처 인가 

뭐 다 헷갈리고 정체성을 잃어 가는데


살들은 왜 나에게 와서 정체성을 찾으려는지

40이 되니 살은 더 찌고

5살 아들이 "엄마 배는 슬라임 같아서 너무 좋아"이러고

(너 나 맥이는 거지....)


안돼 이럴 순 없어

이제 앞자리는 바뀌지 말자 하며 헬스장을 끊었다.


구석구석 숨겨진 살들을 젊은 남자코치한테 들키기는 싫어서

"여자 코치님으로 부탁드립니다" 하고 운동을 시작했다.


근데 갑자기 여름을 앞두고 40일 다이어트 챌린지를 한단다.

5만 원 참가비를 낸 후

상대를 랜덤으로 정해서 그 상대를 이기면 10만 원 백화점 상품권을 준단다.


헛 해볼까?

지면 PT1회 무료라며 어차피 꽝은 없는 챌린지라고 해서 설득당했다.

40일 동안

두부... 두부..

오이.. 오이..

계란.. 계란..

닭가슴살.. 닭가슴살..


글로 적기만 해도 질리는 저 단어들을 반복해서 먹으며 나름 했다.

했는데... 뭐 다들 예상하셨겠지만.. 졌다.

잘될 리가 있나 중간에 갑자기 애들 때문에 스트레스 확! 받아서 저녁대신 맥주 먹고

신랑 밥 차려주고 나는 밥 먹기 싫어서 라면이나 떡볶이로 한 끼 때우고


차라리 시원하게 지고 나니까 홀가분하다.

저녁에 맥주 좀 마셔봐야겠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진다.


나의 친구 테라를 불렀다

친구야 오랜만이다

보고 싶었어


육퇴 후 먹는 건 살로 가지 말자~~~

봐주라~~~~


오늘도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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