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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서희 Aug 28. 2016

진달래 먹고 물장구치고 다람쥐 쫓던 어린 시절에..

13살 내 인생에 방문한 한 소녀가 있었지..


13살 내 인생에 방문한 한 소녀가 있었지..

그녀는 바비인형처럼 늘씬하고 예뻤어.


엄마와 우애가 좋은 남동생과 단출하게 살았지만

긴 포니테일 머리에 양쪽으로 빨갛고 둥근 머리핀을 단정히 꼽은 그녀의 모습만큼이나

구김 없이 발랄했었지..


밤늦도록 숨바꼭질하고..

원더우먼, 소머즈 놀이, 

별이란 테마곡 지어 모션짜고..


추석 땐 한 뼘이나 짧아진 한복 치마를 차려입고

둥근달을 보며 소녀다운 감성으로 소원을 빌었지..

그리고 손잡고 강강술래를 부르며 동네를 빙그르 돌기도 했고..


프릴이 달린 엄마의 분홍 원피스 잠옷 입고(우연히 비슷한 엄마의 잠옷을 둘 다 가지고 있었다) 한밤중 놀이터에 등장한 엉뚱 발랄했던 13살의 두 소녀!!


<셋 별 테마곡>
- 껌처럼 붙어 다녔던 내 동생과 셋이 만들어 불렀다.

별 하나, 별 둘, 별 셋~~~
별 셋이 모여서 셋 별!
비바람 몰아쳐도 셋 별은 달려간다,
정의의 나라로~~
<구호>
"별 하나, 원더우먼!
별 둘, 소머즈!
별 셋, 폴!('이상한 나라의 삐삐'의 폴)
~~~ 셋 별!!!"

모션- 노래를 부르면서 천천히 계단을 오르며 걷다가 적당한 위치에 서면 한 사람씩 구호를 외치면서 뛰어내린 후 셋이 팔을 들어 올려 크로스를 그으며 '셋 별'을 외친다. ㅍㅎㅎ(≥.≤)

(당시 용산의 태평양화학(현 아모레퍼시픽) 건물 외부에는 계단이 있었다. 셋이 삼각지에 있는 주산학원을 다니며 건물 앞을 지날 때마다 모션과 함께 이 노래를 불렀다.ㅋ)



이러 추억을 가슴에 안고,

눈부시게 예뻤던 친구의 결혼식을 끝으로

어쩌다가 소식 뚝 끊긴 채 지낸 세월이 어언 25!


날 만나기 위해 먼 제주에서 한 달음에 달려와준

그리운 내 친구야..


소식이 끊긴 세월 동안 넌,

가슴이 무너지는 사연을 안고 살고 있었구나..

아픈 얘기를

얼굴을 직접 보고 풀어야만 했던

마음의 무게가 

더 아리고 아팠지.


오랜 세월을 약 삼아

하나님의 손길로 아픈 맘을 토닥이고

이젠 지나간 대로 그 의미를 새길만큼의 여유가

까만 네 가슴 안에 조그맣게 자리할 수 있으니..


컸던 상처를 아물게 해 준 네 옆의 인연과

또 너만큼이나 예쁜 네 보물들을

나 또한 감사하게 생각한다.


흐른 세월만큼 의 늘씬했던 모습은 좀 변했더만

여전히 고운 얼굴은 그대로이고..

조금은 아줌마스런 의 행동에

정감이 풋풋 묻어난다.


너와 함께였던 나의 소녀 시절은 더욱 발랄했고,

내 인생의 무지개 빛과 같은 추억이었어.


우리 이젠 헤어지지 말자..

사랑한다 내 소중한 친구야..




(추억 속에 영원히 묻힐 뻔했던 소중한 친구들을 다시 만날 수 있게 해 준 밴드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미지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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