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화 - 반찬 없어도 열라 잘 드셔..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먹을것에만 집착하시는 엄마..ㅠ
하루에도 12번은 더 걸려오는 엄마의 전화..
"엄마 유부초밥 해줘라"
레퍼토리가 주기에 따라 또는 상대에 따라 변한다.
예전엔 한동안
"올 때 삼겹살좀 사와서 꿔줘라"
"미역국좀 끓여줘라"
또 아들에겐
"엄마 회 사주러 언제 올거야?"
그래서 우린 저녁으로 이틀에 한번은 삼겹살을 구워 먹었고,
질리도록 미역국만 계속 먹어야 했던 때도 있었다.
요즘은 유부초밥을 자주 먹고 있다.
다행히 아버지께서 잘 참아 주신다..ㅋ
바쁜 아들도 올케와 함께 짬내어 바리바리 맛깔난 반찬들과 함께
회를 꼭 사들고 엄마를 찾는다.
내가 현관 중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한결같은 인사말
"뭐 맛있는거 가져왔어?"
아버지가 운동하시고 돌아오시면,
"빵 사왔어요?"
거실에 들어서는 아버지의 손엔 늘 인절미며 단팥빵, 옥수수같은 간식이 한봉지씩 들려 있다.
최근에 부쩍 뚱해지신 엄마가 염려되어 간식을 못드리게 했더니 딸들 몰래 얼른 사탕 하나라도 까서 엄마 입에 넣어 주시곤 한다.
나랑 함께 있는 3시간 내내 끊임 없이 먹을것을 요구하신다.
"태희방에 가면 견과류있어. 한봉지 가져와."
"방금 드렸잖아. 하루에 한봉지만 먹는거야."
"어이구!드럽고 치사해서.."
"얼음 넣고 냉커피 한 잔 타줘"
마지 못해 커피 한 잔 타 드리면
순식간에 들이키시고 잔 내려 놓으시며
바로 내 커피를 노리신다.
"그건 뭐야? 맛 좀 보자"(뭔지 뻔히 아시면서)
"엄마꺼 다 드셨잖아. 내건 설탕 안 넣어서 써~"
"그래두 한 번 줘봐 마셔보게"
"으이그..드셔봐"
기어이 내껄 뺏어 드셔 본다
"아이구 뭐 이리 써!"
요즘은 써도 드신다.
잠깐 한 눈 판 사이 내 커피 잔이 비어 있다.
"가서 꿀물 한 잔 타와"
"안돼! 이 뙈지 엄마야.."
"어이구!드럽고 치사해서.."
"관 뚜껑도 안 닫힐 판이구먼.."
"너나 관에 들어가라!"
"냉장고에 포도 있어. 포도 하나 씻어와"
.....
엄마의 음식 요구는 거의 소음폭력 수준이다..ㅠ
한번은 왔더니 턱받이 앞치마까지 미리 두르고 식탁 앞에 앉아 계신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왔다.
동생과의 카톡 일화이다.
"엄마는 반찬없어도 쌍콧물을 흘리면서 열라 잘드셔"
"ㅋ"
"방심하면 반찬 다 없어져"
"ㅋㅋㅋㅋㅋ"
"정말 상태 웃겼어ㅋㅋ"
"그냥 웃겨 막웃겨!!!"
"엄마는 명품 코미디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