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너희들은 단지 예쁜 인형이 아니었구나!
어린이 날을 맞아 동생이 학원의 아이들 선물로 인형을 준비했다. 생김새도 귀엽고 종류도 다양하고, 무엇보다 촉감이 엄청 부드러워 폭 안는 느낌이 좋았다.
동생 : 엄마 아버지, 이것들 넘 귀엽죠? 누가 젤 예뻐요?
아버지 : 다 예쁘네.
아휴~ 요 하얀 곰은 정말 귀엽다.
엄마 : 하얀 곰 나 가질 거야!!
동생 : 그래요. 엄마 어린이 날 선물이에요.
아버지도 하나 골라 보세요.
아버지 : 나? 내가 무슨.. 인형을 뭐에다 쓰냐?
동생 : 안고 있으면 포근하고 기분 좋아요.
아버지 : 아냐~ 필요 없어~ 엄마나 드려라.
그러시더니... 얼마 후
티비를 보시던 아버지는 어느새 꿀꿀이 한 마리를 꼭 안고 계신다.
동생 : ㅋ 아버지도 결국 폭신한 마력에 빠져드셨어 ㅎ (소곤소곤)
나 : 아버지! ㅎㅎ 촉감이 엄청 부드러워 안고 있음 기분 좋으시죠?
아버지 : 아니.. 난 이 돼지 운명이 너무 가여워서 이렇게 꼬옥 안아 주고 있는 거야.
얘들은 태어나서 결국 인간에게 먹히려고 사니까..
먹을거나 맛있는거 먹었나? 옛날에는 사람 먹을 식량도 없는데.. 쌀겻물이나 쉰밥 아무거나 찌그러기로 겨우 배만 채워줬지.. 제일 가여운 동물이야.
동생, 나 : !... (마음이 숙연해진다)..
아버지에게 너희들은 단지 예쁜 인형이 아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