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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서희 Jun 02. 2016

믿음 & 두려움

엄마 나 버릴 거야??


현이.. 훗날 성공 못하고 거지가 되면 저를 버릴 거냐고 묻는다.

너가 거지가 되어 있다면 그건 엄마 말 무지 안 듣고 잘못 산 결과일 테니 버릴 거라 대답했다.

의외의 엄마의 대답이 충격이었는지 수 차례 다시 반문한다.

열심히 살았는데 거지가 되었다면 그래도 버릴 거냐고 고쳐 묻는다.

단호하게 버릴 거라고 대답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버린다 라 대답한다고, 열심히 살면 절대 거지가 되지 않을 거라고 덧 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린다는 대답에만 의미를 담는다.


 "엄만 날 사랑하지 않는 거구나! 그렇담 나두 성공해서 아빠만 챙기고 엄만 버릴 거야"


라고 말한다. 네 맘이 그러고 싶음 그렇게 하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너가 성공했다면 엄마가 오늘 널 버리겠다고 말한 대답이 자극이 되었을 거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차 한 번 더 묻는다며 자신이 기대하는 엄마 답을 집요하게 요구한다. 단호하게 버릴 거다 라고 답했고, 15살 강현이 끝내 서러운 울음을 터뜨려 버린다.


단호했던 내 마음도 잠시 흔들렸다. 안아주려다 일단 좀 더 생각했다. 예전 같으면 당연히 난 강현이를 얼른 꼬옥 안고 안심시켜주었을 것이다. 대신 그대로 내버려 둔다. 강현이도 우는 저를 보듬지 않는 엄마가 당황스럽고 서운했을 것이다. 이내 울음을 거둔다. 울음이 잦아들 때에 차분히 강현의 심리를 읽어주었다.


"넌 엄마 사랑을 믿니, 엄마의 말을 믿니?  너가 엄마의 사랑을 못 믿고 수 차례 반문하며 얄팍한 대답에서 사랑을 확인하려 하는 것에 엄만 오히려 아쉬움을 느낀다. 오늘 너의 이 마음은 엄마가 널 사랑하지 않을 거란 두려움이 작용한 것이고, 이러한 두려움을 갖게 된 데에는 너가 엄마에게 했던 잘못 때문이라 생각한. (전 날 강현이와 트러블이 있었다) 

엄만 네게서 상처를 받았고 널 사랑하기 때문에 너가 바르게 크도록 그 상처들을 잊지 않고 용서도 하지 않을 거다" 라고 말해주었다.


강현이 내 말을 이해한 , 미처 생각지 못했는데 엄마 말이 맞는 거 같다고 순순히 인정한다.

그리고 내 곁에서 한동한 잠을 못 이루다 이내 잠이 든다.


강현인 어떤 생각을 하며 잠이 들었을까..


이 모든 결과(강현이의 잘못된 행동)에는 엄마의 잘못이 더 크지만 오늘은 네게 짐을 지어주고 접는다. 아직 생각이 성숙하지 못한 네가 우선은 반성의 시간을 가져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네가 왜 이런 질문을 했을까? 너의 불안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널 사랑한다..




<사춘기 아들을 처음 겪으며 고민하는 나약한 초보 엄마의 일기에서..>


2g폰에 남겨진 강현의 해맑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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