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갑을 정리하다가 구겨진 영수증 한 장을 발견했다.
계산은 끝났고, 물건도 이미 제자리를 찾았다.
그럼에도 종이 한 장만이 아직 남아 있다.
그 영수증에는 날짜와 금액,
그리고 그날의 선택이 아주 간단한 숫자로 적혀 있다.
더 설명하지도, 의견을 덧붙이지도 않은 채
사실만 남겨 둔 기록이다.
이 종이는 지금의 내 생활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쉽게 버려지지 않고
한동안 지갑 속에 머물러 있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완전히 지워지지는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중요하지 않다고 여겨진 것들은 대개 이렇게 남아 있다.
생각해 보면 마음에도 이와 같은 기록들이 남아 있다.
이미 결정했고, 이미 끝났다고 여긴 일들이
구겨진 영수증처럼
어딘가 한구석에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
나는 그 영수증을 곧바로 버리지 않았다.
다만 잠시 꺼내어 보고,
이 기록이 왜 아직 남아 있었는지를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