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FABE로 시작하는 현실자기소개서 작성하기(4)
FABE를 왜 활용해야 할까?
지인의 부탁으로 대기업에 서류를 통과한 한 학생이 이력서를 메일링하고 저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기업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고 기업의 구성원이 되기 위해 취업준비생인 많은 학생들을 만나고 있는 저에게도 '이 정도면 좋은 스펙인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이력서에 적혀 있는 좋은 스펙에 비해 한 시간 여 대화를 나누다 보니 상대적으로 참 자신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감? 그거 어디서 오는 건데?
대화를 한참 나누며 자기소개서를 중심으로 면접에서 해야 하는 이야기들을 정리해 주면서 왜 이리 자신감이 없는지 물었습니다. 일단 학점 100점으로 환산해도 90점은 넘고 영어/일어/중국어는 자격시험 점수도 있었고 외고 출신에 해외 교환학생 경험도 있어 스피치도 등급이 좋고 동아리 회장에 대외 봉사활동에 집안도 유복하고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어보였는데 그 친구 대답은 좀 의외였습니다.
요즘 다 그래요.
그 회사에 지원한 친구들 스펙을 보면 저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요즘 다 그 정도는 넘잖아요. 저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거 어떻게 아는데? 사실 선발된 자원들을 보면 결과만 놓고 보기에는 솔직히 그렇게 훌륭해 보이지 않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근데 어떻게 선발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그건... 그 친구가 우리 그룹 안에 있는 사람들과 정합성이 가장 높아서가 많은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학벌이고 뭐고 근성 있고 깡다구 좋은 걸 찾은 곳이라면 서류만 놓고 객관적으로 보기에는 컷트라인에 걸려 있는 정도일지 몰라도 겨우 서류를 넘어서서 '면접에서 봤더니 매력적이더라'라고 느껴지는 사람도 있는 반면, 기대하고 봤는데 실망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저도 제 팀원을 선발하기 위해 면접을 보면서 그룹의 지침대로 평가는 하고 있지만 빚 좋은 개살구도 있는 반면, 정말 끌리는 1%의 추진력을 가진 사람도 있어서 '이래서 면접 보나 보다'라는 생각을 수없이 했습니다.
결국 그 친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다 쟁쟁하고 호화스러운 스펙은 아니고 컷트라인만 넘으면 그건 다시 원점으로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머리통 깨지는 스펙 전쟁인데.
정말 어디서 사람을 뽑는지 미치고 환장하는 상황이기도 하고 어디든지 취직만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하루하루 절실합니다. 하지만 절실만 합니다. 그렇고 그런 중소기업에만 서류가 계속 통과되면 면접보러 기쁘게 갈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이게 현실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자면 당신의 자기소개서는 바뀌어야 합니다. 이력서에서 더 채울 것이 없다고 판단한다면 자기가 쓴 자기소개서를 복기해 보십시오. 누가 뽑고 싶을지? 과연 그 글을 보고 거기에 써 있는 기반으로 면접을 보고 당신을 선발하고 싶을지 거품을 싹 걷어내고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당신이 가기 원하는 대기업? 공기업? 외국계 기업? 어디가 되었든 머리통 깨지는 스펙 전쟁인데 당신의 자기소개서는 기-승-전-결도 제대로 잡혀 있지 않고 핵심 키워드도 보이지 않습니다. 멋지고 장황하게 뭔가 있는 것처럼 쓰거나 쓰다 쓰다 포기하고 '덤벼라. 세상아~'라는 논조로 썼거나 사실 기업의 면접관 입장에서 보면 둘 다 이상합니다. 그들은 자신이 익숙한 것을 선호합니다. 자기가 많이 보고 읽고 있는 구성과 방식을 선호하고 자기 조직에서 대화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적으로 좋은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얘기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입니다. 왜? 그게 익숙하고 편하니까.
어떤 친구 자소서를 받아서 첨삭을 하게 되었는데 타그룹사의 이미지 광고 문구가 자소서 타이틀에 키워드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그거 알고 썼냐?'라고 물어보니 알고 썼다고 자신 있데 대답하더군요. 뭐 그럴 수 있습니다. 그 말이 좋아보여서 썼다니 다만 그걸 읽어보는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도 한 번쯤 생각해 봤다면 지원하는 그룹사의 유사한 키워드를 찾아봤을 겁니다. 진짜 이건 전쟁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