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FABE로 시작하는 현실자기소개서 작성하기(7)
최소한의 의미는 알고 시작하기
자소서에 스토리를 입히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다 아는 얘기일 수 있겠지만 막상 쓰라고 하면 못 쓰니까 아주 기본적인 의미부터 파악하고 지나가자.
스토리의 의미는 위에 있는 첫 번째 슬라이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 중 우리는 첫 번째와 두 번째 정의를 사용하고자 한다. 어떤 사건(이벤트)에 대해서 줄거리를 가지고 하는 글 그리고 그 글을 설명하는 말, 경험이나 지난 일을 남에게 일러주는 말 이 두 가지를 가지고 이야기를 진행하고자 한다. 물론 약간의 과장은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에 기반한다. 우리가 보통 픽션(Fiction)이라고 이야기하는 꾸며낸 이야기는 배제하자. 소문이나 평판에서는 평판의 일부를 활용할 필요는 있지만 이 부분도 너무 지나치면 남이 공감하지 못하는 자기 자랑에 불과하니 자제하도록 하자. 아주 조금은 활용할 수 있겠지만 예를 들어 자소서에 '친구들로부터 성실하고 건강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라는 평판을 쓴다면 면접에 갔을 때 면접관들을 백이면 백 무슨 근거로 어떤 사건으로 그런 말을 듣는지에 대해 묻게 된다. 남들도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수준이 아니라면 안 쓰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기에 쓰면서도 적정선이 어디인가를 계속 생각해 보게 되는데 최근에 본 면접까지 생각해 보면 그 적정수준이라는 게 개인적으로는 한 두 가지 장점, 자랑 수준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 단락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좋은 점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쓰게 되면 정말 그게 사실인지 자기애에 불과한지 확인해 봐야 겠다는 생각은 나 아닌 다른 면접관들도 같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건 어떻게 보면 근거 없는 자신감, 과장된 자기 표현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험상 그런 사람들이 조직에 들어왔을 때 일으키는 긍정적인 효과는 부정적인 것에 반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기 때문에 축적된 경험이 너무 많은 자랑을 하는 사람들을 밀어내게 된다는 생각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관종'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자칫 하면 관종이 될 수도 있다. 또 하나 반대 방향으로 지나친 겸손, 이 역시 그 사람을 관심 있게 보게 하는 포인트이다. 이 또한 너무 지나치면 자신감이 없어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취업 자소서와 면접에 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 때 유행했던 책 중에 '일본전산이야기'라는 책이 있다. 많은 강사들이 강의에 사용했는데 그 책에 많이 사용된 부분을 보면 사람을 채용할 때 학벌이나 학력, 집안 배경을 보기 보다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스펙이 모자라도 빨리 달리고 밥을 빨리 먹고 등등 벽을 넘다 못해 깨부수고 나갈만한 도전적인 신입사원을 선발한다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화제가 되겠지만 우리나라도 한 때는 학력 파괴, 성별, 지역주의 파괴 등을 외쳤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한 때의 광고 같은 캠페인에 불과했지 일관되게 지켜지고 있는 기업은 없는 것 같다. 뼛 속 깊이 준치는 썩어도 준치라는 사고를 가진 윗분들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
좀 극단적인 예를 들긴 했지만 이야기를 만드는 데 있어서도 초기 전략이 필요하다. 스토리라는 정의 중에 '어느 부분을 활용할 것인가?'부터 시작해서 채용담당자에게 면접관에게 전하고 싶은 자신만의 핵심 메시지를 골라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나의 장점을 기재해야 한다고 하면 '저는 뭐도 잘하고 뭐도 잘하고 친구들을 이런 점에서 저를 칭찬하고 인정하고 그 뿐 아니라 저는 또 뭐도 잘하고...' 이런 식의 자소서는 쓴 사람에 대한 신뢰를 바닥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모든 글에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다만 그 근거나 배경이 상식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조별과제에서 자신이 희생해서 과제를 완수했던 일 같은 평범한 일상을 쓴다고 해도 사람들의 태도, 자신의 위기대처능력과 판단, 그리고 그에 대한 적극적인 실행 등 포인트를 살려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은 사람입니다. 학창시절 조별과제를 할 때도 4~5명의 조원들의 입장을 고려해서 솔선수범하여 과제 취합을 맡았고 내용이 부실하거나 부족한 조원에게 핀잔을 주거나 화를 내기 보다는 제가 먼저 자료를 찾아 함께 의논하고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조장 같은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런 글을 좀 평범하다고 한다면 '저는 사람은 누구나 이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공동의 목표가 명확할 때 전략을 가지고 함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전공한 경영학과는 팀을 이루어 조별과제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한 학기에서 수 차례씩 이런 과제를 반복하다 보면 무임승차를 하는 사람들도 자주 생기고 서로 다툼이 끊이지 않습니다. 저는 그래서 조장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서 첫 번째 미팅에서 조원들에게 각자의 역할을 정리한 운영안을 한 장씩 나눠주며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했습니다. 물론 저희의 목표는 과제점수 A였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각자 해야 하는 역할에서 개인이 할 것과 협업을 해야 할 것을 돌아가며 한 마디라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저는 어떤 일이라도 자신의 생각을 입으로 선언하는 것이 책임감을 주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미팅이 끝나고 1개월 간의 매주 조별 과제를 진행하면서 저희는 다른 조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임승차를 하는 프리라이더도 적었고 더 나은 과제를 완성하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앞다투어 개진하고 서로를 독려하였습니다. 결과도 A를 받아서 좋았지만 그보다 더 큰 성과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협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윗 글 보다는 구체적이고 별 사건이 아니지만 뭔가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장점에 대해서도 이야기할 수 있고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스토리와 기업에서 중시하는 원활한 프로세스와 성공적인 성과에 대해서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다.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무엇이 메시지가 되는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다음 이야기는 왜 스토리로 엮어가는 것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