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다시 정리하는 리더십(1)
현실팀장을 37편까지 쓰고 여름이고 해서 좀 긴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가족과 터키에 머무르는 동안 글에 대한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경험과 성장하고 있는 두 아이 그리고 아내와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함께 느끼고 이야기하고 왔습니다.
여행이 끝나갈 때쯤 모바일로 현실팀장의 연재가 승인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그 사이 준비하던 한 가지 시험이 맘 같이 되지 않아 스스로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음을 탓하고 있었는데 예상 외로 연재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쁜 마음이 생겼습니다. 돌아와서 밀린 일을 하고 연재를 준비하느라 매거진에는 이제야 글을 올리게 되네요.
연재가 빠르면 9월에나 될 것 같은데 나름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연말에 책까지 출판한 장기 계획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다시 정리하는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글을 하나 올릴까 합니다. 팀장 자신은 어떻게 조직에서 지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변화는 정답보다 해답을 요구한다.
수 년 전부터 나와 같은 입장에 있는 팀장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는 것은 실무자를 벗어나 리더의 자리에 있는 그들은 기본적으로 기업이 요구하는 적정선의 기준을 넘은 자격이 있는 자원들이 것이다. 또한 어느 한 분야에 특출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기 보다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인력 풀(Pool) 내에서 우리가 보통 이야기하는 ‘T자형 인재(Specialist(직무전문성)와 Generalist(관리능력)가 합쳐진 사람)’가 될 수 있는 높은 가능성을 지닌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선발과 승진을 통해 팀장 자리에 앉혀 놓은 인재들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지금 팀장을 하고 있는 30~40대 리더들은 그 안을 들여다 보면 결국 ‘입시지옥’이라 불리는 이 나라의 문제적 학습방식과 문제해결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그 자리에 올 때까지 열심히 공부하고 성실히 노력했고 많은 것들을 외우고 익혀 정답을 찾아냈다. 그 결과로 대학에 갔고 그 대학에서도 취업을 위해 많은 것들을 정해진 규칙에 따라 준비했고 기업이라는 조직에 들어오게 되었고 그 안에서 다시 기업이 요구하는 많은 것들을 머리에 주입해 승진을 거듭하고 리더가 되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 기업은 변해 버린 사회와 경제적 환경으로 인해 그들에게 좀 더 새롭고 혁신적인 해답을 요구한다. 과거와 같은 환경이라면 징기스칸이나 이순신의 리더십도 괜찮은 답안이 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 정답을 뛰어넘어 해답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되어 버렸고 결국 현재의 리더들은 마음 한 켠에 자신의 근면, 성실에 대한 회의감을 묻어 두고 지금까지 그렇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변화와 혁신에 걸 맞는 해답(솔루션)을 찾기 위해 불면의 밤을 지새우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 팀원들의 태도와 생각의 변화로 한 번 더 고통을 느끼게 된다. 지금 팀장들이 사원, 대리 때를 생각해 보면 그 때까지도 조직 내에 자기 자신은 별로 없었다. 시키는 대로 하고 눈치를 봐야 하고 하고 싶은 일보다는 마음에 안 드는 일이 더 많았던 시기에 과거도 지금도 살고 있다. 그래도 예전에는 사원에서 대리가 되면 대리에서 과장이 되면 ‘연봉도 더 오르고 회사생활도 더 나아지겠지’라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버텨왔다. 어느 날 조직생활이 싫어서, 물려 받을 가업이 있어서, 새로운 아이템과 꿈을 가지고 창업을 할 수 있어서 회사를 떠나는 동기들을 보면 쓴 소주 한 잔에 씁쓸한 웃음을 혼자 지어보면서도 그래도 매 달 월급 받을 회사가 있고 회사의 브랜드가 내 브랜드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사람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사이 또 한 단계 승진을 하고 결국 예전에 그렇게 어렵고 크게 보이던 팀장 자리에 오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자리에 앉아서 바라보니 우리 팀원 누구도 일이든 관계든 과거에 내가 팀장을 바라보던 시선으로 나를 봐 주지 않는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까, 업무에서 배제될까 해서 억지로 참고 했던 일들도 최소한 팀장 관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 팀원들은 가볍게 못하겠다고 이야기한다. 가끔은 자기가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하고 그게 자기 성과관리에 얼마나 중요한지 되묻기도 한다. 끈끈한 동료애는 어디로 갔는지 잘 느껴지지 않고 팀 전체의 성과를 생각해서 끈덕지고 열심히 일해 주는 팀원도 찾아보기가 어렵다. 그냥 회사생활로 돈을 벌어서 자기 삶을 즐기고 꾸리고 자신의 경력개발을 위해서 조직이 해야 하는 일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먼저인 사람들로 보인다. 그 사람들과 함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과 머리의 무게는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