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훈 Mar 17. 2020

이해와 수용

같은 언어로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상대방의 이야기는 나에게 이해를 바란다고 말한다면서도

무조건적인 수용을 원한다.


머리에 담겨진 차가운 물은 이제 끓어 올라

뚜껑이 폭파되기 일보직전인데

상대방은 너무 평화로운 눈빛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뱉어낸다.


숨쉬고 사는 것을 이기고 지는 논리로 설명하자면

이제 더 이상 설명이 되지 않아서

분노를 내뱉기 위해 이해한다는 말로 끝내려고 시도한다.


그게 아니라고 한다.

진정한 이해를 바란다고 한다.

머리가 멈춰 더 이상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하나 뿐이다.

알겠다.


알겠다의 의미는

자동도 수동도 아닌 흑도 백도 아닌 모든 것을 담고 있다.


나는 알아야 한다.

그래야 그를 보낼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하지 못하는 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