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사표의 노래'
예전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보기 싫은 꼴을 보았을 때 '늙으면 죽어야지.'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어린 저는 정말 그 분들의 생각이 그런지 몇 년 간 추적관찰을 실행해 보았습니다. 거짓말이었습니다. 장수하셨죠.
오늘도 이부장은 저에게 얘기합니다. '내가 더러운 꼴 안보려면 사표를 내야지.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면 그만 아닌가?'
이부장은 정말 사표를 내고 싶어서 그런 걸까요? 이부장은 모르는 혹자들은 이부장을 되게 능력 있는 사람으로 보기도 합니다. 저 분은 이 회사 떠나도 자신이 있나보다 오라는 데가 있나보다.
과연 그럴까요? 제가 본 수많은 이부장들은 결국 이직하거나 사업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그럼 왜 이부장은 늘 사표를 내야겠다고 자기 팀 구성원들에게 이야기할까요?
이부장은 조직이 버려야 할 사람입니다. 그는 이제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이부장이 하는 일은 일을 적극적으로 안하기 위해서 자기의 방어막을 만드는 일입니다.
새로운 일이 생기면 이부장은 팀구성원들에게 수많은 보고서를 작성하게 합니다. 날을 세워 구성원들이 쓴 보고서로 이부장은 사장에게 쇼를 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많이 일을 하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사업의 시장은 명확하지 않다. 그리고 나는 너에게 진실 같은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너는 나보다 멍청하니까 속을 것이다.
하지만 조직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은 이부장입니다. 이부장은 쇼는 사내연애하는 남자의 모습과 같습니다.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남들은 다 알고 있는데 자기는 잘 넘어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타고나게 바보같은 행동이죠. 진실되게 행동하면 하고 안하고에 대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질텐데 이부장은 모두 지치게 하면서 왜 이런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것일까요?
이부장의 이런 사표 노래의 가장 큰 목적은 '방어막'입니다. 그리고 이부장의 스피릿은 '어리석은 선민의식'입니다.
이부장은 착각의 시작은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는 얼마 전 K대의 한 학생이 쓴 글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걸 봤는데 자기보다 순위가 낮은 대학을 나온 학생이 자기보다 좋은 직장에 가는 게 보기 싫다는 것이었고 학교 순위대로 직장을 줘야 하는 않냐는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닌 그냥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그 글을 쓴 학생이 처음에는 겉보기 등급을 받아 어디 대기업에 그 다음에는 대기업 타이틀을 이용해 나이가 좀 먹고 중소기업의 관리자로 오게 되면 또 하나의 '이부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 씁쓸했습니다.
저도 남들이 얘기하는 대기업 공채 출신입니다. 14년 동안 직장생활을 한 제 이력을 보면 저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있었던 시간이 깁니다. 저도 처음에 중소기업에 왔을 때는 30대 초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머리 속에 선을 나누고 살아갔습니다. 중소기업이었지만 특수한 업종이라 대기업 못지 않은 연봉과 대우를 받았지만 늘 중소기업 딱지가 붙어 있는 것 같아 만족할만한 직장생활은 하지 못했습니다. 저에게도 어리석은 선민의식이 있었던 거죠. 나는 더 우월한데 왜 여기 있을까? 뭐 이런 기준도 없고 근본도 없던 생각들. 그러다 컨설턴트로 일하게 되고 조직의 여러 군상들을 보면서 제가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을 가지고 살았는데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인드랩을 열게된 이유도 저같은 사람을 다시 만들지 않고 만족감과 행복한 삶을 돕기 위한 일환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