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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현범 Aug 23. 2022

모기향

모기향

열대야를 숨가쁘게 지내고 있다

 무더위에 무슨 캠핑이냐며 핀잔을 주다가도

강바람이 시원하다는 말에  이기는  한강 둔치에 텐트를 친다

입구 앞에 동그란 모기향을 폈다

잔디보다 짙은 녹색으로 모기향은 뺑글뺑글 돈다

 모양을 보고 있으면 어쩐지 최면에 걸릴 것도 같다

구수한 내를 풍기며 타들어가는 모기향

시든 풀잎같은 색을 내며 불이 지나는 방향 뒤로

모기향이 조각 조각 떨어진다

우리가 지내는 무더운 오늘 밤은 우리 생에 어디 쯤일까

모기향처럼 적확하게 우리가 어디를 지내는  알고 싶다가도

알아 뭐하냐는 핀잔을 스스로 준다

그래, 그거 알아 뭐하나

베개가 이미 있는 네게 하나  하라며 건네  팔이 저려온다

타들어가는 모기향이 오늘밤을 무사히 나게 해줄거야

지난했던 여름 날이 조각 조각 떨어진다

최면에  건지, 모기향에 취한 건지

어느새 곯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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