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외로운 밤
캄캄한 밤중에도
빛은 반대편에서 내일을 준비하며
별은 세상의 안식처가 되고 있었음에 감사하고
겨울에 얼어가는 땅 속에서도
멈추지않고 뿌리를 뻗어가는 냉이가
땅이 얼지 않도록 작은 온기를 보태고 있었음에 감사하고
막 걷기 시작한 아기가
돌부리에 넘어져 상처를 입었지만
어느새 상처에서 새 살이 돋아나고 있었음에 감사하고
차가운 물살 속에서도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궁리하며 생명을 지켜내는 생명들이 있었음에 감사하다
지독하게 외로운 밤,
지독하게 치열한 수많은 생명들의 생존에 대한 사투들로 빈틈없이 채워진다
나의 고독은 나의 생명에 대한 포만감으로
세상살이의 시간을 서툴게 소비하는 작은 사치의 표상이다
나에게 무관심한 세상이라 나도 세상에 무관심하려 했는데
무심하다 여긴 무수한 오해들은 나의 무심함만 드러낼 뿐이다
내가 세상에서 버려졌다고 생각되어 가는 순간에도
세상은 내 목숨줄 먼저 쥐고 놓아주지 않았음에 감사하다
지독하게 외로운 밤,
허다한 감사들이 넘치는 세상에서
허다한 생명들의 허다한 삶으로 채워진다
나의 외롭고 허다한 삶이
수많은 생명들의 사투의 현장에 투입되며
함께 살아내는 세상이 되어 지독하게 외로운 밤을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