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잃어가는 과정인가
삶은 잃어가는 과정일까
삶은 채워가는 과정일까
이 세상은 태어난 모든 생명에게
갖은 축복과 갖은 희생을
삶의 끝자락까지 숨을 쉬도록
가진 것이 없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쉬지 않고 채워준다
모래사막 언덕길의 흔적을 지우듯
작은 몸뚱이의 눈물 자국을 지우며
삶의 흔적은 고스란히 생명의 나이테로 자리 잡는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며
이미 받은 세상의 사랑을
세상에 흘려보내는 일은
삶을 잃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삶을 채워가는 과정이다
인생의 수많은 도전과 과절은
내 인생에 이미 주어진 풍요를 일깨운다
부득이한 신의 판단 오류로
심장의 온기가 빈곤한 자들을 위해
내 심장의 아랫목을 내어준다
나의 풍요를 부족함이 아니라 비워가는 과정으로
인생을 넘치게 해석하고
인생의 덧없음을 잃어가며
인생의 가치를 채워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