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아무것도 멈추지 않는데

by 채송화

세상은 아무것도 멈추지 않는데




흘러가는 구름이 멈추는 법이 있더냐

흘러가는 강물이 멈추는 법이 있더냐

흘러가는 내 마음이 멈추는 법이 있더냐


세상은 아무것도 멈추지 않는데

내 마음만은 제자리에서 멈출 수 있을 듯한

시간의 착각과 세상에 대한 오만으로

돌탑 위에 오래 머물 것이라 돌을 쌓아간다


세상은 아무것도 멈추지 않는데

나의 마음만 멈추길 바래 본들

빈약한 시간의 흐름만 틈을 보인다


먼 당신이 쌓아 놓은 당신의 마음 위에

내 굳어져가는 마음이 돌탑 위에 다시금 놓이며

과거의 내 마음을 그 자리에 소환한다


내 마음의 괴로움은 돌덩이보다 무거운데

내 괴로움을 돌탑 위에 짓이겨 놓고

세월이 지나도록 내 마음을 맡겨두고서

나만이 괴로움을 덜어내었구나


쌓여가는 마음의 무게가 비바람이 불어도

마냥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것은

세상의 인심이 아직도 나를 버리지 않은 것이리라


무너지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돌탑 위로

실수해도 괜찮을 세상살이의 오류를 쌓아두고

갑자기 내 영혼 사전을 뒤져

숨구멍과 희망을 찾아내 어딘가 쓸모 있을 내 인생이

작은 행운을 만나는 것에 세월의 흔적을 보태어 놓는다


세상은 아무것도 멈추지 않아

내 마음도, 그대 마음도 멈추지 않는 것이

억울하지 않을 법도 한데

멈추지 않고 변하는 세상의 진리가

그대에게는 예외라 여겨본다


돌탑 위에 놓인 세월이 내 시간 앞을 지나며

당신의 괴로움이, 당신의 두려움이, 당신외로움이

나에게 전해진다


세월의 변화에 무너지지 않을 돌탑이여,

사라져가는 내 시간은 바람이 되어

그대만은 변화지 않을 것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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