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그리움과 너의 기다림
태곳적부터 시작된 나의 그리움을 찾아
꽃을 피워 세상에 왔노라
그리움은 기억하는 자의 몫이라
내 목숨과 영혼을 받치지 않고서는
언제부턴가 시작된 그리움을 달래 줄 이를
영겁의 세월을 견디고도 만날 수 없으리라
천신만고 끝에 나의 그리움을 달래 줄
너의 기다림을 만나려
이제 문밖에 다다른 봄에게 문을 열어주기 위해
구석구석 마음을 청소한다
그리운 자는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만날 이를 찾아 고생길을 더듬거려
그 만남이 비록 짧더라도
잠시의 위안이 평생의 숙원이라 여기며
세월의 틈을 타고 해진 마음을 고이 접어
가슴팍에 고이 간직한다
그리운 이에게 전해줄 편지에
태곳적부터 낱낱이 기록해 둔 나의 심정을
짧은 봄날에 모두 읊조리고 가려니
마음이 바쁘고 숨이 가쁘다
서둘러 찬바람을 뚫고 미리 꽃을 피울 생각에
내 마음 전해줄 그리운 이의 주소를
여러 번 기억해 둔다
그리운 자가 기다리는 자를 위해
봄의 전령을 보내어
밤을 새워 찾아가리라
봄날마다 나의 마음이 쉬이 꽃피지 않았거늘
피어난 꽃이 시들기 전에 너에게 전하기 위해
화려한 전쟁 뒤로 떨어지는 꽃잎들이
봄의 시간을 걱정한다
봄은 시간의 전쟁 앞에 패배자와 승리자가 된다
봄이 물러가며 다음 봄에게 전장(傳掌)하고
화려한 전쟁의 전리품으로 그리운 세상에 사랑을 남긴다
영겁(永劫) : 영원한 세월.
전장(傳掌) : 전임자가 후임자에게 맡아보던 일이나 물건을 넘겨서 맡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