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준비하기
#고양이 찻집 - 박종진 그림, 설찌 그림
어느 날 할아버지가 예고도 없이 일을 그만두게 되었다.
아직은 일을 하고 싶은 할아버지는 집안에서 지내는 시간 동안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할아버지의 곁에는 할머니가 계셨고 다정한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매일 맛있는 차를 타준다.
작은 것이라도 매일 상대의 행복을 위해 수고로움의 반복을 마다하지 않는 작은 정성으로
부부관계는 나이가 들어서도 온화하고 안정적이다.
다정하고 자상한 할아버지, 고마워하며 남편을 응원하는 할머니,
함께 했던 지난 젊은 날의 시간도 얼마나 행복했을지,
얼마나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존재였을지,
마음이 뭉클한 노부부의 모습이다.
부부의 인생이 오래도록 행복하려면, 자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만들고
그로 인해 상대의 인생까지 저절로 아름답게 만들어지게 하는 것이리라.
따뜻한 한 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오가는 노부부의 모습은
퇴직 이후에도 할아버지가 자신감과 존재감을 느끼는 마지막 보루가 아닐까 한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준 용기로 찻집을 차리지만 손님이 없다.
손님이 없는 동안에도 할아버지는 열심히 메뉴를 연구한다.
천성이 열심히 하는 사람, 열심히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사람,
또는 여전히 노년에도 일하며 보람을 느끼는 사람들이 할아버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아닐까 한다.
퇴직은 시간적인 의미의 퇴직, 육체적인 의미의 퇴직, 경제적인 퇴직,
정신적인 퇴직 등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그 어떤 퇴직도 아직 마음에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하셨다.
여전히 일하고 여전히 노력하는 퇴직 후 많은 이들의 모습은
우리 시대 오갈 때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 더 많은 일자리와
더 많은 사회적 역할,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할아버지 가게에 어느 날, 고양이 손님이 찾아온다.
흔하지 않은 낯선 손님이었고 손님의 취향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
만족하지 못하고 나가버린 고양이 손님을 위해 할아버지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선차과 생선 쿠키를 연구한다.
돌아서는 고양이 손님이 다시 돌아오도록 할아버지는 매진한다.
할아버지의 끝나지 않은 인생과 고양이 손님의 취향파악은 어떤 점에서 닮았다.
퇴직 후 쉽게 내려놓는 인생의 길과 여전히 내려놓지 않고 열심히 사는 시니어의 삶은 엄연히 다르다.
다시 가게를 찾은 고양이 손님은 할머니의 적당히 식힌 차와 할아버지가 개발한 새로운 메뉴로 만족해한다.
그리고 그 소문으로 인해 고양이 찻집은 문전성시를 이루며 많은 손님들로 북적인다.
인생 후반전, 끝이라 여기는 서글픈 마음보다 새롭게 도전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한 퇴직자의 태도다.
여전히 다정하고 쓸모 있는 남편으로서의 인정,
사회적으로 아직 쓸모 있다 여겨지는 그들만의 능력,
인생은 아직 저물지 않았다는 승리정신으로 우리 사회는 퇴직자들을 응원해야 한다.
고양이 손님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퇴직 후 아직 이루지 못한 새로운 꿈을 위한 도전과 그 목표였을까?
퇴직 후 퇴직자들을 유혹하거나 무너뜨리는 사회의 악이었을까?
퇴직 후 우리 시대가 퇴직자들을 대하는 깐깐한 일자리의 높이였을까?
아니면, 차가운 사회적 현실 속에 존재하는 작은 도움의 존재였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asDpyVE1gM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