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의 마당

삶의 상처를 치유하다

by 채송화

# 조지프의 마당 / 찰스 키핑


어제 그림책 조지프의 마당을 읽다 문득,

“나무를 베면 얼마나 크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노래 가사가 머릿속에 오래 맴돌았다.




꽃을 꺾으면 그 다음 이야기는 없다. 다음 생명도 당연히 없을 것이다.

전쟁을 겪으며 성격이 많이 달라졌다는 작가의 삶이 자연스레 떠올랐다.

전쟁 전후의 슬픔은 여전히 생명이 없고 다음 생명을 품을 수 없다.

온 마당에 자신의 슬픔을 가둔 채 살아가던 조지프의 모습은,

어쩌면 작가 자신의 모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처음으로 ‘꽃’이라는 소중한 대상을 가꾸기 시작하면서

조지프는 조금씩 변해 갑니다. 꽃을 키우는 법을 몰라 꺾어버린다.

비바람도 막아 준다. 꽃을 키우려는 마음 만으로는 부족하다.

조지프에게는 상처를 보듬는 연습과 행복을 만드는 연습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의 얼굴에 스미는 작은 행복은 치유가 시작되는 순간처럼 보였다.



전쟁의 상처는 깊지만,

치유의 싹은 어디서든 돋아날 수 있고

그 싹을 꺾지 않으려는 우리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전쟁 중에도 피어나는 꽃처럼 말이죠.

그런 생각을 하니 문득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가 떠올랐다.

소중한 것을, 모든 것을 잃은 순간에도 우리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가?




오래 잊었던 나의 마당을 들여다봅니다. 풀이 무성하고 고물로 가득한 내 마당을 정리한다.

필요 없는 낡은 것은 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채운다. 마당처럼 마음도 가꾸어야 한다.

가끔 잡초도 뽑아주고 물도 주고 필요 없는 생각들은 덜어내기도 하면서 말이다.

나의 마당에 쓸만한 것이 있을까. 40여 년 모아둔 고물들 속에 나의 글쓰기 솜씨가 있었다.

국민학교 시절 글쓰기 장려상 받았던 일,

중학교 때 논설문쓰기로 장원받았던 일 그 두 번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의 슬픔들과 기억들을 다듬어 시로 써봤다.. 그랬더니 시집이 되었다.

다음 주 12월 24일쯤 출간되는 나의 첫 시집 '엄마의 채송화 꽃밭'으로 꽃을 피웠다.

나의 꽃이 이제 떨어지지 않도록 꺽이지 않도록 함께 가꾸어주세요.

40여 년 만에 꽃단장한 나의 마당, 오래 기억해 주시고, 저의 마당에 놀려오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RxI1NN1df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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