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문아~~아직도 자니?
아침인사가 맨날 이래서 쑥스럽구만.
어제 저녁에는 식사시간에 맞춰서 들어오고, 가족들이랑 같이 밥도 먹고, 저녁에 치킨도 먹고 간만에 문이가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낸 것 같아서 뿌듯했다. 왜 가족을 식구 라고 하는지 예전에 얘기한적이 있지? 식구는 한집에 살면서 같이 밥을 먹는 사람이라는 뜻이야. 요즘처럼 바쁜 시대에 식구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되기는 했어. 그래도... 같이 밥을 먹을 때 정이 들고 가족이 화목함을 느낄수 있는 것 같아.
엄마가 요즘엔 가을을 타는건지, 갱년기가 온건지, 눈물도 많아지고 우울해. 슬픈 노래가 아닌데도 눈물이 나오더라고. 어제도 그런날이었는데 문이가 일찍 들어와서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 기분이 훨씬 좋아졌단다. 고마워~~
엄마 성격이 외향적인 것 같지만 내성적이거든. 그래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해. 처음보는 사람들한테 쉽게 말을 붙이지도 못하고. 대신 상대방에서 나에게 호의를 보이고 다가오면 쉽게 친해지고, 그 사람과 오래가는 스타일이지. 문이가 엄마의 이런 성격을 닮은 것 같아. 학기초에 친구들과의 서먹함이 싫어서,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게 어려워서 학교가기를 싫어하다가 지금 때를 놓치고 기존친구들과 학교 밖에서 어울리는게 아닌지 생각을 해봤어. 엄마도 성격상 잘 안되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경제활동을 해야 하니까 노력을 한단다. 일주러 모임에도 나가고, 교육에도 참여하고,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채팅으로 안부도 묻곤해. 오프라이든 온라인이든 기브앤테이크 주는게 있어야 오는게 있는거거든. 내가 먼저 진심으로 다가가면 상대방도 나에게 진심으로 대해준단다.
어제 엄마가 책을 한권 읽었는데 청소년들에 대한 책이었어. 정말 무서운 내용, 걱정되는 내용들이 많더구나. 엄마는 그냥 믿어주고 기다려주면 된다고 생각했었거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언제나 너의 뒤에서 믿어주고 기다려줄거야. 근데 마냥 두손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게 현명한건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아. 청소년기에 누구나 겪을수 있는 성장의 시간인데 그 시간이 길지 않도록,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우리 서로 노력해보자.
오늘도 즐거운 하루보내고,
학교에가서 맛있는 급식도 먹고
수업시간이 힘들면 상담실에 가서 책도 읽어보길 바란다.
노력해주어서 고맙다.
오늘 저녁에도 맛있는거 해놓고 기다릴께.
사실 엄마가 요리하는걸 별로 안좋아해서 나가서 먹으면 더욱 좋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