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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택 May 27. 2022

[포르자 호라이즌5] 시뮬레이션 레이싱의 핵심 3가지

  레이싱 게임의 성향은 크게 아케이드와 시뮬레이션으로 나뉩니다. 기술적 한계가 명확했던 과거엔 현실성을 반영하기 위해 큰 의자와 핸들을 오락실에 직접 설치했고, 시간이 지나 실제처럼 느껴지는 운전 경험을 가정에서도 쉽게 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각자 장단점이 뚜렷하고 소비자의 니즈도 다르다 보니 어느 하나가 사장되지 않고 그대로 명맥을 이어왔습니다. 아케이드 성향은 [카트라이더]나 [니드 포 스피드]처럼 대중성을 어필하고 현실성을 어느 정도 무시하곤 합니다. 보통은 드리프트가 실용적이고 부스터가 존재합니다. 시뮬레이션 성향은 [아세토 코르사]나 [그란 투 리스모]처럼 현실성을 많이 챙깁니다. 그리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드리프트를 지양하고, 액셀과 브레이크로 속도를 조절하는 그립 주행을 위주로 조작합니다. 이처럼 각 게임의 플레이 방식은 큰 차이를 두고 있지만 가끔 한 게임에서 두 성향이 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 작품이 바로 이번에 다룰 [포르자 호라이즌5](이하 포호5)입니다. [포호5]를 정확히 따지자면 시뮬레이션이 기본이지만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아케이드 느낌을 섞은 작품이며, 현실적인 레이싱 게임을 맛보기에 괜찮은 게임입니다. 그래서 필자도 이번에 [포호5]를 다루면서 시뮬레이션 성향 레이싱 게임에서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참고로 필자는 레이싱 게임 경험이 적은 편이라 틀린 정보를 드릴 수 있습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왼쪽이 아케이드 성향, 오른쪽이 시뮬레이션 성향


  레이싱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소리입니다. [포호5]에선 차종이나 타이어, 차량 튜닝 등에 따라 소리가 달라집니다. 이는 생생한 현장감을 주고 자동차에 대한 로망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소리가 마냥 느낌만 전달하는 용도로 쓰이진 않습니다. 앞에서 살짝 언급했듯 [포호5]에서 코너를 돌 때 속도를 낮췄다가 다시 올려야 좋은 기록이 나옵니다. 이때 수동 변속일 경우 RPM에 맞춰 기어를 차례대로 올려야 하는데, 각 차종이나 기어마다 최저와 최고 속도가 달라서 속도계를 직접 보며 타이밍을 맞춰야 합니다. 하지만 소리를 현실적으로 구현하면 속력이 얼마나 올라가는지 알 수 있고, 기어를 바꾸기 좋은 타이밍을 포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레이싱 게임에서 수많은 상황이 계속 바뀌기 때문인지 귀로 변속 타이밍을 알아차리는 게 더 편하다는 유저도 많습니다.


엔진음이 잘 안 들리면 설정을 바꿔보자


  2번째 중요한 요소는 물리 법칙입니다. 이건 개인적으로 필자가 생각했을 때 레이싱의 성향을 가장 많이 나누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국민 게임으로 불렸던 [카트라이더]도 개발 당시 현실성을 가미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없어서 물리 엔진을 하나씩 뜯어고쳤다는 일화도 있습니다. 지금 게임에서 보여주는 캐쥬얼하고 과장된 액션이 그때 나온 결과물이며, 후속작마다 물리 법칙이 조금씩 다른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어쨌든 아케이드 성향 게임에선 현실성보단 게임성을 우선시하다 보니 드리프트가 필수 기술처럼 쓰입니다. 반대로 시뮬레이션 성향 게임에서 드리프트는 퍼포먼스 용도일 뿐입니다. 만약 사용해야 한다면 드리프트 방법을 정한 후 속도와 뒷바퀴 접지력, 차량 하중 이동, 관성 등을 다 계산해야 합니다. 날씨에 따른 지면 상태도 당연히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포호5]의 물리 법칙은 차량 전체가 아니라 타이어 4개에 각자 따로 적용될 정도로 세밀하게 계산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패드로 오프로드 코스를 플레이하다 보면 진동이 꽤 세밀하게 느껴집니다. 그만큼 시뮬레이션 성향 게임에선 차량의 움직임이 현실과 같아야 하며, 차체가 미끄러지는 순간조차도 가감이 거의 없어야 합니다.


키보드에 T를 누르면 이 외에도 많은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레이싱 게임에 물리 법칙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세밀한 규칙을 모든 상황마다 다 계산하고 정확하게 움직이는 건 너무 어렵습니다. 그래서 유저가 차를 운전할 때의 조작감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하지만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감각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마다 다르게 느끼곤 합니다. 미끄러지는 차량을 바로잡을 때 차체가 무겁다는 사람이 있고, 가볍다는 사람도 있습니다. 분명 [포호5]에도 보정 값이 있어서 차량에 적용된 물리 법칙을 조작감으로 어떻게든 상쇄시키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필자도 그게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각자 지금껏 경험해온 레이싱 게임, 현재 차량과 튜닝 등에 대한 차이가 다들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차가 잘 미끄러지는 것 같았으나 그냥 레이싱 게임에 미숙해서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 참고로 컨트롤러가 키보드, 휠, 패드냐에 따라서도 조작감이 다릅니다. 키보드는 무조건 90˚로만, 휠은 실제 핸들과 동일하도록, 패드는 스틱 각도가 핸들에 맞춰 변환된 값으로 게임에 입력됩니다. 그만큼 주행 난이도에도 차이가 납니다.


코너 돌다가 미끄러지는 중


  사람마다 느끼는 건 달랐겠지만, [포호5]의 기반이 시뮬레이션 성향이라 조작감을 통해 초보자들도 즐길 수 있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 외에도 신규 유저를 위한 것들을 많이 마련했습니다. 게임 전반적인 분위기도 축제를 즐기는 것이며, 레이싱을 꼭 잘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경주 외에도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어서 [포호5]에서 경쟁은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일 뿐입니다. 마니아층도 사로잡기 위해 차량 튜닝에 타이어 폭, 얼라인먼트, 댐핑 등 복잡한 물리 법칙에 따라 세세하게 나눠놨지만 남들이 만든 세팅을 쉽게 따라 할 수 있어서 부담감이 적은 편입니다. 필자가 가장 좋아했던 건 되감기 시스템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초보자가 차량에 적용되는 물리 법칙을 정확하게 계산하여 움직이는 건 매우 힘든 일입니다. 이때 되감기를 사용하면 실수하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과감한 시스템인 만큼 효과도 좋고, 옵션으로 끄는 것도 가능합니다.


멕시코 유적지도 즐겨보자


  [포호5]는 시뮬레이션 성향이라 어렵지만 초보자를 위한 장치가 많은 게임입니다. 만약 [카트라이더]나 [테일즈런너] 등 캐쥬얼한 것 외에 다른 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이번 작품을 추천합니다. 다만 주의 사항으로 버그가 다소 남아있습니다. 특히 되감기는 윈도우 계정 이름이 한글로 되어있으면 안 된다고 얘기가 있습니다. 필자도 데스크탑으로는 괜찮았지만 노트북으로 하면 되감기가 안 됐습니다. 엑스박스 게임 패스가 있다면 무료로 즐길 수 있으니 시험삼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튜토리얼에서 되감기를 할 때도 버그가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포호5]는 재미있는 게임이었지만 난이도가 분명히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특히 정보를 잘 알려주지 않는 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드리프트 작동 버튼은 알려주지만 핸들을 꺾는 방향이나, 액셀을 누를수록 드리프트를 오래 한다는 사실도 유저가 직접 하면서 터득하거나 다른 유저의 가이드를 찾아봐야 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공략을 최대한 자제해야 재미있는 게임도 존재합니다. 그게 너무 심한 나머지 작품을 즐긴 유저들도 이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게임 공략을 거의 남기지 않았으며, 누군가의 질문에도 직접적인 해답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미스테리하고, 인지도도 높지 않지만, 엔딩에 도달했을 때 강렬하고 경이로운 경험을 주는 작품, 다음에 다룰 게임은 [아우터 와일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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