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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택 Jul 08. 2022

[레이지2] 건질 게 액션뿐이라지만 사실...

  필자는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레이지2]를 꼭 다루고 싶었습니다. 이 작품이 재미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엔딩 빨리 보고 치워버리고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레이지2]를 알아가고 싶었던 이유는 이 작품의 전투가 어떻게 훌륭한지 설명하는 곳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 따지자면 액션은 재미있다고 하면서 장점을 짧게, 단점을 길게 나열하는 곳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필자도 [레이지2]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전투도 완벽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칭찬을 구체적으로 하여 배울 부분을 짚어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래서 제 글에선 대부분 게임을 좋게 설명할 때가 많습니다. [레이지2]를 하면서 짜증 났을 분들에게는 아쉽겠지만 본문도 해당 작품에 대한 비판을 최대한 피했으며, 오로지 [레이지2]의 액션과 전투에 대한 것만 다루고자 노력했습니다.


언젠가 [프레이]도 다루고 싶다


  [레이지2] 같은 FPS의 재미는 쏴서 맞추는 것입니다. 게임에서는 보통 동그란 과녁이 아니라 사람을, 특히 머리를 조준해야 더 큰 피해를 주곤 합니다. 그런 약점 위치는 보통 다 알기 때문에 특별히 티를 내는 경우는 적습니다. 하지만 [레이지2]에선 이를 재치 있게 유도하고 있습니다. 표지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작품의 배경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지만 펑키한 분위기를 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광색이 포인트로 쓰이고 있으며, 머리가 약점인 적의 헤어스타일도 파란색이나 보라색으로 되어있어서 눈에 잘 보입니다. 그래서 유저가 적을 처치할 때 자연스럽게 머리를 겨냥하곤 합니다. 슈라우디드라는 도적단은 장갑이 두껍기 때문에 눈에 띄는 색을 칠하지 않았으며, 어두운 곳에서 주로 등장하는 자폭 뮤턴트는 몸에 불이 붙어있기 때문에 멀리서부터 위험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작은 디테일로 정보를 잘 학습시키는 것입니다. 물론 이정도는 다른 게임에서도 자주 보입니다. 다만 세계관 분위기에 맞춰서 필요한 정보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걸 보면 FPS 재미의 본질을 잃지 않으려고 개발사가 노력한 것 같습니다.

(목표가 뚜렷한 만큼 정확하게 맞췄다는 희열도 크다)


왼쪽 적의 약점은 머리, 오른쪽은 장갑부더 벗겨야 한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유저가 총을 쏘는 동안 적들도 공격해옵니다. 그래서 [레이지2]의 체력 회복 수단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습니다. 일단 본문에서 언급할 건 펠트라이트와 오버드라이브입니다. 펠트라이트라는 것은 적을 처리했을 때 드롭되기도 하는 일종의 화폐이며, 이걸 획득하는 순간 체력이 회복됩니다. 그래서 소극적으로 엄폐하기보다는 앞으로 나아갈 때가 더 유리하곤 합니다. 적의 공격엔 노출되지만 상대를 빠르게 쓸어버리면 금방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레이지2]는 각개격파를 어떻게 해야 효율적인지 유저가 고민하게끔 만들어서 능동적인 플레이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나중에 정리하겠지만 이를 뒷받침해주는 특수 능력도 있습니다. 두 번째인 오버드라이브는 적을 처치해서 게이지를 모아야 사용 가능하며, 체력 회복과 공격력 상승을 동시에 일으킵니다. 언뜻 보면 단순한 강화 기술입니다. 하지만 펠트라이트의 체력 회복과 시너지가 좋기 때문에 위급한 순간에 사용하면 적과 맞딜도 가능해집니다. [레이지2]는 회복 수단마저 유저를 사지로 몰아넣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역전의 순간도 마련해주기 때문에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주기도 합니다.


적을 빨리 죽일수록 오버드라이브도 빨리 쓸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해당 작품이 주인공의 전진성을 요구하지만 장르는 엄연히 FPS입니다. 한 탄창을 전부 소비해도 눈 앞의 적들을 해치우지 못하면 공격받으면서 장전해야 합니다. 그때마다 엄폐물에 숨는 전략도 있지만, 그러면 신경 쓸 게 너무 많아지고, [레이지2]의 방향성과도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당 작품에는 나노트라이트라는 초능력이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섀터'나 '슬램' 등 적에게 다가가면서 공격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걸 적절히 사용하면 한 탄창 안에 적을 더 확실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상황이 위급해지면 '배리어'나 '질주' 등 적의 공격에 수비적으로 대응하는 요소를 사용하여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멀리서 공격하길 원한다면 '볼텍스'로 적과 폭탄을 한곳에 모은 뒤 '집중'으로 원격 폭파도 가능합니다. 그래도 주인공이 죽는다면 '세동 제거기'로 부활도 할 수 있습니다. [레이지2]에선 분명 유저가 자기 의도대로 움직이도록 시스템을 짜놨습니다. 하지만 강제는 아닙니다. 나노트라이트라는 초능력은 유저가 개발자의 의도에 어느정도 불응할 수 있도록 마련된 기술들이며, 위험 지역에 스스로 뛰어들었을 때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나노트라이트 기술이 다양하지만 특정 상황에 맞춰 필수적으로 요구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저가 적을 다양하게 처리할 수도 있도록 해줍니다.


접근전을 강화, 보완해주는 능력들


  [레이지2]의 배경은 황무지, 심지어 생명체라곤 인간이나 적밖에 없는 곳입니다. 맵도 넓어서 이동 수단으로 자동차 등이 자주 사용됩니다. 특이한 건 가끔 탈 것에 무기가 달려있어서 영화 [매드맥스]와 닮은 차량 전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진행은 비행 슈팅 게임과 비슷합니다. 호송단 리더 뒤로 부하 차량이 있고, 그들을 물리치며 보스의 약점을 공략하면 이길 수 있습니다. 이동과 조준을 동시에 해야 해서 다소 어려울 수 있으나 자동 타겟팅이 어느정도 있어서 전투를 다소 원할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탄약은 무한이 아니며, 차량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흐름을 끊고 탈 것 수리에 전념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아쉬운 건 메인 스토리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레이지2]의 단점은 재미있는 전투를 계속 반복시키는 것인데, 가끔씩 차량 전투를 포함했다면 신선함을 일으켰을 거란 아쉬움이 남습니다. 필자도 호송단이 가끔 지나가는 건 봤지만 그러려니 하고 그냥 넘어가곤 했습니다. 차량 전투가 있단 사실도 나중에서야 알았습니다. 재미없는 레이싱보단 호송단 하나라도 물리치라는 게 더 나았을 것입니다.


단순하지만 나쁘지 않았다


  본론이 다 끝났으니 이제 게임을 추천할 시간이 왔습니다. 하지만 [레이지2]는 액션만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권하기 애매한 작품입니다. 차량 전투만 잠깐 하고 싶으신 분들께는 걸러내야 할 콘텐츠도 많을 테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FPS의 재미를 느끼고 싶으시다면 오히려 2016년에 출시한 [둠]이나 2020년 [둠 이터널]을 추천합니다. 실제로도 그쪽 개발진이 [레이지2]를 지원해줬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둠]의 전투가 [레이지2]와 비슷하지만 완성도는 더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그러니 필자처럼 꼭 해야 할 이유가 없으시다면 [레이지2] 외에 다른 게임으로 눈을 돌리시길 추천합니다.


단, 개인적으로 [둠]의 3D 멀미가 더 심했다


  앞서 언급했지만 [레이지2]는 [둠]의 영향을 적잖이 받은 작품입니다. 다른 게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창성이 30%, 어디서 본 것들이 70%이면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건 자기가 지금껏 소비한 작품들이 얼마나 많고 다양한지에 따라 그 70%의 질이 결정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어쩔 땐 90% 정도가 다른 게임에서 가져온 것도 있습니다. 플레이하면 할수록 다른 작품이 생각나고, 디테일한 부분도 흉내를 많이 냈습니다. 하지만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꼭 해봐야 할 게임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다룰 작품은 [스타워즈 제다이 : 오더의 몰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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