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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인택 Nov 26. 2021

[몬스터 헌터] 14가지 모든 무기를 관통하는 방향성

  필자는 전투를 퍼즐로 분석합니다. 물론 그 둘의 차이점은 존재합니다. 퍼즐은 거의 모든 힌트를 제공하여 문제를 해결하게끔 하지만 전투는 적의 공격 패턴이나 특수 기믹 등을 일일이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긴 글을 던지면 몰입감만 해치기 때문에, 직접 알아가는 재미를 위해서 등등 이유는 다양할 겁니다. 어쨌든 이때 중요한 건 무언가가 유저에게 데이터베이스로 쌓인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개발자가 그들에게 알리지 않은 규칙성이 그 게임의 전투 철학이나 메커니즘의 형태로 학습된다는 뜻입니다. [몬스터 헌터](이하 몬헌) 시리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4종류나 되는 무기로 몬스터와 싸웠을 때 각자마다 대응법이 다른 방식으로나마 존재는 합니다. 그렇다는 건 개성 강한 무기들을 한번에 관통하는 철학이 그 대응법에 숨어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오로지 감각으로만 느껴졌던 이 규칙성을 필자는 이번 글을 통해 풀어보고자 합니다.


[몬스터 헌터 라이즈]의 모든 무기


  [몬헌]의 전투는 격투 게임처럼 콤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몬스터와 유저가 각각 가지고 있는데, 특이한 건 유저의 콤보가 나뭇가지처럼 여러 갈래로 뻗어가기만 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겁니다. 몇몇 핵심 모션이 존재하고, 그 모션으로 이어지는 콤보가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A→B→C→D, A→B→D, B→C→D, C→D 이런 식으로 D로 끝나는 콤보 길이를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저는 몬스터에게 빈틈이 생겼을 때 그 시간에 딱 맞는 콤보를 선택하고 D에 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검의 가장 강력한 공격인 참모아베기를 쓰려면 모아베기와 강모아베기로 연계해야합니다. 정말 강한 콤보이긴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유저는 연계 중간에 태클이란 기술을 써서 참모아베기로 빠르게 넘어가되 공격을 다소 포기하는 콤보를 더 자주 사용합니다. 본문에선 태클과 참모아베기 같은 모션을 D 모션이라고 하겠습니다. [몬헌]에선 이 D 모션을 잘 활용해야 서로 아슬아슬하게 공방을 주고받을 수 있고, 유저는 생존 본능을 느끼며 전투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이 모션은 기본적으로 공격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저가 기본 회피만으로 살아남기는 힘들기 때문에 몇몇 D 모션에 생존성이 부여되곤 합니다. 본문에선 이 생존용 D 모션을 위주로 다루겠습니다. 공격성이 높은 동작일수록 해당 무기의 개성이나 필살기를 잘 드러내기 때문에 그것을 글로 쓰고 읽는 건 매우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 겁니다. 참고로 기본 회피기나 달리기는 공용 모션이라서, 클러치 클로 기술이나 벌레 철사 기술 등은 각 시리즈에만 등장했기 때문에 제외하고 진행하겠습니다.


베어올리기나 교체 기술 등 생략된 기술이나 콤보도 많다


  첫 번째는 회피형 D 모션입니다. 이 동작은 일반적인 공격과 달리 무적이나 하이퍼아머가 일부 들어가 있어서 상대의 패턴을 무시하거나 버틸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남들 눈에는 몬스터의 공격을 피하거나 버티면서 무기를 휘두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모션 자체의 공격성도 높기 때문에 다른 공격이나 카운터 등 다양하게 연계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험한 상황일 경우 그냥 회피기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다만 무적이나 하이퍼아머 시간이 기술마다 다르고 적의 공격 패턴도 다 숙지해야 해서 난이도가 좀 높은 편입니다. 예를 들어 가장 최신작인 [몬스터 헌터 라이즈](이하 몬헌 라이즈)에서 기본 회피를 할 경우 30프레임을 기준으로 4프레임(0.13초)에서 20프레임(0.66초) 사이에 무적이나 하이퍼아머 판정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저 타이밍에 적의 공격이 유저를 통과해야만 피할 수 있습니다. 그러지 못하면 공격에 당하게 됩니다. 특히 태도의 간파베기(20프레임)의 경우 적의 공격이 가장 잘 들어오는 곳에 위치해야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회피형 D 모션은 아슬아슬한 대치 상황을 만들어 유저의 생존 본능을 잘 끌어올립니다. 대표적인 기술로는 대검의 태클이나 차지액스의 이동베기가 있습니다. 이동베기는 슬라이딩하여 공격하는 기술이며, 무적 시간과 가드 포인트를 활용하여 안전하게 이동하거나 공격 각도를 틀고 필살기를 쓸 수 있습니다.


[몬헌 라이즈] 기준이며, 몇몇 D 모션은 생략되었다


  두 번째는 방어형 D 모션입니다. 공격하고 있을 때 다가온 위기를 방패로 수차례 막고 반격하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단순히 방어만 한다면 몬스터의 패턴이나 위험 지역을 모르고 써도 괜찮을 정도로 안전성에 치중된 모습을 보입니다. 대표적이면서 가장 특화된 무기는 랜스입니다. 거대한 몬스터에게 도망치지 않고 공방을 주고받는, 특히 방어하는 재미를 가장 잘 보여주는 무기입니다. 대검도 가드는 가능하지만 콤보처럼 쓰지 않고, 실드 파츠를 장착한 헤비보우건은 자동으로 방어해서 제외했습니다. 가드 포인트라고 하여 공격 모션 중 일부에 가드가 일부 들어간 것도 있습니다. 가장 잘 활용하는 건 차지액스지만 [몬헌 라이즈]에서는 연타를 못 막게 변경되었고, 건랜스는 용격포를 준비 중일 때 강한 공격을 막으면 기술이 취소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몬헌 라이즈] 기준이며, 몇몇 D 모션은 생략되었다


  마지막은 이동형 D 모션입니다. 회피형이나 방어형처럼 특수한 판정을 사용하진 않습니다. 그냥 크게 이동하여 거리를 벌리는 공격 동작입니다. 이걸 생존용이라고 한 이유는 [몬헌]의 전투에서 몬스터에 대한 공간감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 시리즈에서 매번 등장한 몬스터인 리오레우스 크기가 1,600~1,700m이며, 이보다 더 큰 존재도 매우 많습니다. 팔다리 하나가 사람보다 더 큰 만큼 위치에 따라 위험도가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자리를 바꿔주는 것도 생존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유저는 안전지대에 발을 반만 살짝 걸치고 있다가 몬스터의 공격이 시작하겠다 싶으면 패턴에 읽고, 이동형 D모션을 사용하여 측면이나 안쪽으로 파고들거나 후방으로 물러나곤 합니다. 그래서 적의 공격 방식이나 공간감을 가장 잘 알아야 합니다. 대표적인 무기는 슬래시액스와 조충곤입니다. 슬래시액스는 움찔 감소와 풍압 무효가 포함된 공격이 대부분이라 콤보 연계성이 안정적이고, 조충곤은 안전지대를 공중으로 넓힌 무기입니다. 그 외에도 전진성이 있는 기술은 다른 무기군에도 다양하게 있지만 짧게 움직이는 동작이 많아서 제외했습니다.


[몬헌 라이즈] 기준이며, 몇몇 D 모션은 생략되었다


  한손검은 개발사가 [몬헌] 초보자에게 추천하는 무기지만 실제 유저에게는 숙련자의 무기로 불립니다. 그 이유는 콤보가 워낙 많아서 숙지해야 할 것도 많고, 칼 길이도 짧아서 맞추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손검을 D 모션 중심으로 파악한다면 중요 콤보만 숙지하고 평소에는 막 눌러도 괜찮은 무기가 됩니다. 그 정도로 수많은 콤보가 D 모션으로 연계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한손검의 공격 모션은 대체로 짧고 간단해서 기본 회피기가 즉각적으로 나옵니다. 이것들이 개발사가 한손검을 추천하는 이유입니다. 무기 콤보를 숙지하는 시점만 달라져도 이해도가 이만큼 달라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필자는 이 글이 초보자에게 콤보 연계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혹여나 말씀드리지만 절대로 D 모션만 사용해도 생존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슬래시액스에게 이동형 D 모션이 있지만 실제로는 기본 회피 모션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원거리 무기는 몬스터와 거리를 두고 싸우기 때문에 생존용 D모션이 별로 없다


  사실 [몬헌]에서 몬스터는 유저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그놈들은 기본적으로 덩치도 크고 날렵하며 체력도 많습니다. 보통은 10분 내외로 몬스터를 잡지만 퀘스트 제한 시간을 50분이나 주는 건 사냥 대상에 대한 이해도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 글은 저번에 예고한대로 [몬헌]의 몬스터에 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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