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부터였다.
열대어 중에서도 베타가 키우고 싶었던 것은.
머릿속에 있는 베타의 이미지는 블랙에 가까운 딥 블루 컬러에 얼굴 표정을 알 수 없는 물고기였다. 고양이, 강아지와 다르게 영역이 분리되어 있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꼭 혼자서 키워야 한다는 것도 왠지 모르게 맘에 들었다. 꼬맹이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도 네모 반듯한 자기 몸 만한 어항 안에서도 고고하게 지느러미를 펼치는 모습이 꽤나 단단하고 멋져 보였다.
어항과 여과기, 히터기부터 물잡이라고 부르는 환경조성까지. 생각보다 신경 쓸 것이 많았다. 집에서 5분 거리에 베타 전문 분양샵이 있었지만 환경이 갖춰져 있을 때까진 눈을 질끈 감고 지나갔다. 웹을 통해 화려하고 다양한 컬러의 베타가 올라오곤 했지만 굳이 예약하고 싶지 않았다. 왠지 샵에 들어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족관 안의 공기는 밖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벽 세면을 둘러싸고 수많은 베타들이 조용히 부유하고 있었다. 그중에 메인 면의 메인층을 지나 두 번째 존에 다다랐을 때 어딘가 장난꾸러기 같은 녀석을 발견했다. 보통 베타라고 했을 때 흔히 생각하는 지느러미가 몸 만한 '하프문' 베타도 아니었다. 장난감 블록 같은 노랑과 파랑 지느러미와 민물고기 같은 몸통이었다. 어딘가 축 쳐져있는 다른 녀석들과 달리 사람이 눈앞에 있어도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짧은 지느러미를 흔드는 모습에 홀린 듯이 녀석을 데려왔다. 뜰채를 깜빡해서 원통 모양의 작은 비닐봉지 안에서 국자로 녀석을 건졌다.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날 녀석은 부동산 임장 온 듯이 집의 구석구석을 바쁘게 구경하고 다니다가 맨바닥에서 잠들었다. 수초도 2종류나 넣어줬지만 굳이 어항의 맨바닥에서 무방비하게 잠든 걸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그 뒤로 매일 아침 서진의 루틴 안에 녀석이 들어왔다. 왠지 녀석이 배를 뒤집고 수면에 둥둥 떠있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곤 했지만, 어항 앞에 서면 '그런 걱정을 왜 해?'라는 표정으로 달려 나왔다. 가만히 보니까 좀. 아니 많이 귀여운데?라는 생각에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