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기다려온 기쁜 소식을 접한 그날이었다.
나의 반려 물고기 기복이가 갯벌에 사는 망둥어처럼 바닥에 배를 붙이고 누워있었다. 원래도 움직임이 크게 많지는 않은 어종인지라 그러려니 했었다. 하지만 그날은 아예 옆으로 드러누워서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데려온 지 고작 6개월 차인데 그동안 큰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던 녀석의 맥 빠진 모습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오늘 주말인데 뭐 하세요?'라고 네일을 마무리하며 묻는 질문에 '눈이 너무 부어서 쉬려고요.'라고 답했다. 그랬다. 부끄럽게도 나는 힘없이 옆으로 누워있는 물고기를 보며 펑펑 울고 말았다. 기다려오던 기쁜 소식도, 오랜만에 하는 네일아트도, 주말의 약속도 모두 취소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나의 부은 눈이 신경 쓰였던 건지 '물고기 건강해지길 바라요!'라며 배웅해 주는 말에 인류애를 느끼며 집으로 돌아왔다.
녀석은 여전히 옆으로 누워서 헐떡이고 있었고 난 또 목구멍에 뜨거운 게 걸린 것 같았다. 이 녀석이 작은 생명력을 모두 모아서 내게 행운을 몰아주고 생명을 다 해가는 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렇게 한참을 어항 앞에 서서 녀석을 가만히 바라봤다. 그러다가 문득 그래도 꺼져가는 생명력을 붙잡고 힘겹게 숨을 쉬고 있는 녀석 앞에 할 짓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물이다. 심지어 강아지, 고양이도 아닌 물고기. 녀석을 들여올 때 잘 키우다가 2년 남짓한 짧은 생명을, 생명이 다할 때까진 잘 키워줘야지. 했던 마음이 떠올랐다.
마음을 다잡고 녀석의 영상을 찍어서 문자를 꾹꾹 눌러썼다. 최대한 아무렇지도 않은 척. '안녕하세요 사장님, 물고기가 부쩍 밥도 안 먹고 저렇게 누워있어서요. 뭔가 치료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그렇게 나는 녀석의 고향에서 온 식물의 뿌리를 어항에 넣어서 보리차처럼 우려 주었다. 헐떡이며 누워있다가도 뭔가 움직임이 느껴지면 총알처럼 한 두 번씩 움직이는 녀석의 모습이 '나 아직 살아있어'라고 외치는 것 같아서.
그렇게 녀석이 병중에 누운 지 2주째다. 녀석과 나, 서로의 평화로운 삶을 위해 물 갈아줄 때 이외에는 조명도 끄고 어항을 천으로 가려주었다. 하루에 한두 번 정도 옆으로 비스듬히 좌판대 고등어처럼 누워있는 녀석의 아가미를 관찰한다. 그 작은 호흡에 안심한다.
받아두었던 물을 데워서 수온을 맞추고 어항에 수초 찌꺼기들을 치우고 여과기를 청소한다.
그렇게 오늘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