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서준 May 04. 2016

아일랜드 공항에서

거쳐가는 아일랜드

미국으로 가는길, 아일랜드 공항에서 노숙을 했다. 밤새  쓴 글을 정리하고 게임 좀하고 나니까 벌써 새벽4시다. 터미널 2에서 3층 어디 구석에 짱박혀 있으려고 하니까 직원이여기서 자면안된다고 하며 쫓아냈다. 장애인 화장실이 좀 넓어서 새벽에는 사람이 없겠거니 하고 장애인 화장실에서 자려고 했는데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아 나오게 됐다. 진짜 써야할 사람이 못쓰면 안되니깐. 그래서 결국 카페 근처에 있는 소파 밑에서 잠을 청했다. 아부다비로 갈 때 에티하드 항공에서 한국인 승무원이 챙겨준 안대를 끼고 꾸벅꾸벅 졸았다. 꿈을 꾼 것 같기도 한대 기억이 안난다. 너무 푹잤나보다.

안대가 살짝 벗겨졌는지 햇살이 나를 비췄다. 눈이 너무 부셔서 잠에서깼다. 안대를 벗고 짜증과 피곤이 섞인 눈동자로 하늘을 봤는데 하늘이 너무 예뻤다. 파리의 하늘하고는 또 달랐다. 조금 더 높고 청아했다. 잠에서 깨니까 배가 고팠다. 베이컨과 버섯, 소세지가 들어있는 아침식사를 하고 따뜻한 코코아를 마셨다.


보스턴에서 만나기로 한 유섭이와 주찬이가 뉴욕에 숙소를 잡고 미국에서 뭐할지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솔직히 그냥 피곤하고 졸려서 아무생각이 없었다.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 애들이 고생이다. 공항 비행기 체크인을 하러 전광판을 확인하는데 시간이 이미 지났다. 뭐지 하고 한참을 보니 도착하는 시간이다. 어휴 이건 맨날 헷갈린다.

나는 터미널 1로 이동해야한다. 내가 타는 비행기는 거기있단다. 터미널을 이동하는데 밖에서 찬바람이 분다. 주변 사람들의 복장이 다 바뀌어있다. 바람막이와 점퍼, 코트를 입은 사람도 보인다. 날씨가 쌀쌀하다. 공기가 맑다. 시원한 공기라 그런지 더욱 맑게 느껴진다. 기분이 너무 좋아서 길거리에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5년전 어떤 이의 홈페이지에서 본 세계여행을 내가 하고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았다. 꿈은 꾸는 자에게 이뤄진다는 것이 감격스러웠다. 그래서 이 순간을 가장 즐길 수 있는게 뭔가 생각하다가 그냥 몸이 가는대로 춤을 췄다. 몸을 잘 못쓰지만 그러면 어떤가 그냥 내키는대로 흔들었다.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공항 터미널 1에 들어오니 사람들이 서핑도구 혹은 카약?을 들고 다닌다. 낯선 풍경이다. 따뜻한 프랑스나 스페인에 있던 사람들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존 스노우와 그를 사랑했던 여자와 닮았다.


흰 피부에 빨갛게 익은 피부. 온몸을 덮은 주근깨. 덩치도 크고, 얼굴이 창백하다. 창백한 피부가 햇빛에 타니 스페인의 구릿빛하고는 또 다른 갈색의 피부가 나타난다. 사람들의 표정은 순박하고 정직해보인다. 확실히 다른 유럽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기들은 여전히 귀엽다. 어느나라던 아기들은 참 귀엽고 사랑스럽다.

언젠가 북유럽도 여행해보고 싶다. 살인적인 물가를 피하기 위해서는 북유럽에서 일해서 번 돈으로 여행하는게 맞는 것 같다. 체크인을 하려고 하는데 줄을 서있는데 추가 짐으로 돈을 더 받아먹으려 하는 것 같다. 유럽의 항공사는 여러모로 부가 추가 비용을 많이 받는 것 같다.


......


추가 비용없이 아이슬란드에 도착했다. 여기 더 있고 싶다. 하지만 떠나야 하는 사람은 떠나야한다. 항공사 이름이 wow이다. 사장이 와우게임을 좋아하는지, 정말 놀라운 항공사를 만들려고 와우를 썼는지 모르겠지만 이름 한번 재밌게 잘 지었다. 아이슬란드의 배경과 잘 어울린다. WOW!

이제 보스턴으로 간다. 조금 있으면 친구들을 만난다. 주찬이가 좋아하는 하리보 젤리가 있길래 공항에서 젤리를 좀 샀다. 아 주찬이랑 유섭이가 빨리 보고싶다.

작가의 이전글 아일랜드로 가는 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