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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준 May 12. 2016

세상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

재즈바에서 나와 친구들은 더 놀러 간다고 했다. 나는 피곤하기도 하고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웅기랑 같이 마중을 나가주고 맥도날드로 향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였다. 맥도날드 박물관도 있었다.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치즈버거 하나를 시켰다. 다른 버거에 비해서 비쌌다. 치즈버거 하나에 2달러였다. 

 

맥도날드에 들어갔는데 무슨 아울렛에 들어온 기분이었다. 카운터가 쭉 늘어져있고 주방은 공장처럼 햄버거를 만들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니 에스컬레이터가 있었다. 맥도날드 안에 에스컬레이터라니.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가니 더 넓은 공간이 펼쳐졌다. 여긴 분명 맥도날드다. 정말 컸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이 클럽에 일찍 갔던 사람들이 점점 몰려들기 시작했다. 클럽 복장의 사람들이 맥도날드엔 가득차게 됐고 여기가 클럽인지 맥도날드인지 모르게 사람이 붐비게 됐다.

맥도날드에 있자니 한국에 있는 전웅제 목사님 교회가 생각난다. 의정부에 있는 작은 교회인데 청소년들이 주로 모이는 교회이다. 교회의 이름은 하늘샘교회.

한번은 친구랑 같이 목사님 교회에 찾아간적이 있다. 군대를 전역한 뒤에 얼마 안됐을 때 찾아갔었다. 목사님은 우리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맥도날드를 다녀오라고 하시며 카드를 주셨다. 당시 목사님은 어려운 형편이었다. 넉넉하지 않은 생활인데 교회에 찾아오는 아이들이라면 아낌없이 퍼주는 목사님의 모습이 생각났다.

'크다'라는 것은 외형적인 모습 뿐만 아니라 그 안에 있는 가치를 포함한다. 이집트에 있는 피라미드보다 그리스에 있는 마라톤의 무덤이 더 크다. 라고 표현했을 때 무덤의 절대적인 크기 뿐만 아니라 그 무덤이 지니고 있는 가치를 포함해서 얘기하듯이 '크다'라는 개념은 가치를 포함한다.

'큰사람'이라는 개념 또한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덩치가 큰 사람을 큰 사람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영향력이 있는 사람, 마음씀씀이가 된 사람, 사랑이 넘치는 사람을 가리켜서 '큰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런 의미에서 건물의 크기는 여기 시카고 맥도날드가 세계에서 가장 클지 몰라도 내게 있어 세상에서 가장 큰 맥도날드는 의정부 하늘샘교회 옆에 있는 맥도날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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