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서준 Oct 16. 2016

배움에 늦었을 때는 없다

배워가는 마음이 있기에 젊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어를 가르치기 위한 선생님이 되고자 연세어학당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였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됐다. "그때 한 선생님이 나와서 자기소개를 했다. 

늙은 개는 배우지 못한다 라는 말이 있어요."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저희 집에 13살짜리 개가 있는데 '손, 엎드려, 빵, 기지개.' 등의 명령어를 모두 알아들어요. 그런데 이 모든 것은 10살 때 익힌 것들이에요. 늙은 개는 배우지 못한다는 말을 듣고 궁금해서 제가 한번 가르쳐보았지요. 개의 나이 10살이면 사람의 나이로 70살 정도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무리 없이 잘 배웠습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시작하려고 이곳에 왔는데 많은 사람들이 지금 공부해봤자 소용없다고 머리가 굳어서 들어오는 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저희 집 개를 통해 배움에 늦음은 없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도전하게 됐습니다.


다음 날이 되고 모두가 어려워하는 한국어 문법 시간이 됐다. 전 국립 국어 원장님이 오셔서 강의를 하셨다. 여러분 지금까지 배웠던 암기형 문법은 잊어버리세요. 이제는 생각하는 문법을 배울 것입니다. 낯설었다. 'a는 b다'를 외워왔고 그렇게 시험을 봤던 우리로선 생각하는 문법은 힘든 작업이었다. 교수님은 우리에게 '잠'이라는 단어를 던져주었고 우리는 잠이라는 단어를 이용해서 동사와 명사의 형태의 문장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10초쯤 지났을까. 아무도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생님, 제가 한번 말해봐도 될까요?" 그 선생님이었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는 그가 깊게 잠을 잘 수 있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우릴 가르치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뭐해요. 박수 안치고. 빨리 집에 가세요. 더 배울 것이 없네요."  

모두가 놀라워하며 그분에게 박수를 보냈다.
배움에 늦었을 때는 없다. 배워가는 마음이 있기에 젊을 수 있는 것이다. 언제나 젊게 살아가는 선생님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

작가의 이전글 불가마가 되고 싶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