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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서준 Oct 03. 2016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서준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이서준입니다. 브런치 북 프로젝트가 오늘로 마감입니다. '늦잠'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려고 몇 주에 걸쳐서 글들을 포스팅했었습니다. 책의 모든 내용을 공개하면 출판 후에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 중간중간 내용을 편집하기도 했고 완성된 책으로 여러분에게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이후에 나오는 내용을 브런치에서 모두 보여주는 것은 자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포항에서 예비군 훈련을 받으며 불침번을 섰습니다. 불침번을 스면서 책의 서론과 방향을 한번 적어보았습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가안 정도로 해놓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제게 걱정 섞인 말투로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너 뭐하는 놈이냐?" 그런데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심하긴 하지만 26살 돼서야 제가 누군지에 대해 다시 생각 중입니다. '난 누구일까'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요.  대학 졸업 때까지 부모님께 받아왔던 용돈을 이젠 받지 않기로 한지 몇 달이 되자 그동안 모아 왔던 돈이 점점 떨어져 갑니다.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 여행도 보내드리고 싶은데 현실은 돈 없는 백수입니다.

여행을 다녀온 뒤, 학교를 졸업하게 됐습니다. 남들이 스펙 쌓을 때 저는 여행을 다니고 남들이 공모전 준비할 때 저는 여행을 다녔습니다. 남들하고는 조금 다른 인생을 살 때는 몰랐는데 지금에서야 저한테 몰려오는 감정은 '조급함'이었습니다. 남들처럼 하지 않는 벌을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행을 마치고 연달아 이어지는 실패가 있었습니다. 외국인 가이드 사업을 추진하려다가 실패하고, 풍등 장사를 하다가 실패하고 블루투스로 연결되는 키보드 모델 제안을 했는데 전화를 10번쯤 하니 회사 측에서 차단을 해버렸습니다. xx필름 모델은 1년째 감감무소식이고 여행가로서 유명해져서 먹고사는 것이 너무나 허망하다는 것을 깨달은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출판사에서 사기를 당할 뻔한 적도 있고 항공사에 취업하려고 준비했지만 보기 좋게 떨어져 버렸습니다. 1년 동안 계속 실패만 하다 보니 패배감과 회의감이 점점 짙어졌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해도 안돼'  


많은 여행기들이 여행을 다녀온 여행가들의 여행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면 이 책은 여행을 다녀온 뒤에 살아가는 일상과 그 속에서 여행을 회상하는 형식을 갖고 있습니다. 여행은 낭만적이지만 여행 이후의 삶은 낭만적이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실패와 좌절을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실패의 과정을 극복하는 과정은 꿈속에서 여행의 기억을 꺼내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조급함, 패배감, 회의감. 이 모든 것이 가득한 찌질이 같은 저도 살아보겠다고 발버둥 치는 것이 여러분께 위안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여전히 이뤄낸 것 하나 없는 사람이지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집니다. 


이불속에 늦은 시간까지 누워있으면서 스스로 한심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웃긴 건 그러면서도 계속 누워있었다는 것이에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조급해할 필요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 순간도 즐기는 것입니다. 살다 보면 침대에 하루 종일 누워있을 때도 있고, 열심히 일할 때도 있는데 누워있을 때 조급해하고 일할 때 후회하면 인생이 피곤합니다. 여러분 조금 늦었어도 괜찮습니다. 늦게 일어난 만큼 오래 움직일 수 있고 꿈속에서 본 그것들을 통해 우리는 또 무언가를 해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책 원고를 마무리하고 미래를 준비하러 국내여행 중에 있습니다. 포항-울산을 거쳐 지금은 대구에 있고 다음 행선지는 부산이 될 것 같습니다. 브런치에 올린 글은 브런치 북 프로젝트 당선 여부에 따라 삭제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공지드립니다. 재밌게 여행하고 계속해서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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