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데이터 이중화의 중요성, 그리고 환경

by 예제다운로드


지난 7월부터 9월 말까지 학교로부터 ‘구글 서비스 용량 제한 정책 협조 안내’ 메일을 5차례에 걸쳐 수신하였다.

2022-10-07_00h04_50.png 5차례 받은 구글 서비스 용량 제한 정책 협조 안내 메일

본 계정은 학교 계정으로써 구글 드라이브의 용량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었는데, 구글 드라이브를 비롯하여 메일과 구글 포토를 포함하여 무려 600GB를 넘게 사용하고 있었다.


이렇게 사용하고 있는 용량을 100GB도 아닌, 100MB로 줄여달라는 메일을 받으니 날벼락을 맞은 것 같았다. 이걸 당장 줄이지 않으면 메일이 삭제될 터였다. (또한 학교 계정은 별도로 추가 드라이브 용량을 구매할 수 없다고 한다.)

2022-10-06_22h58_34.png 기어코 줄인 드라이브 용량

구글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ac.kr로 끝나는 학교 계정, 일명 에듀 계정을 다른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이용하고 있었던 터라 계정을 못쓰게 된다면 낭패 중의 낭패를 볼 것이 불 보듯 훤하였다.


그렇기에 학교 계정을 살려야 했다. 문제는 600GB가 넘는 데이터를 어떻게 백업을 하느냐인데 다른 방도 없이 외장하드를 하나 구입하였다.


외장하드를 구입한 이유는 단 하나.


유료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더라도 언제 이와 같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다.


그렇게 백업을 시작하였다.


워드나 파워포인트, 한글 등의 각종 문서와 멀티미디어 자료들은 백업이 수월하였다. 문제는 구글 문서(docs)로 작성한 문서들.


이 문서들을 구글 docs로 작성한 목적은 분명하였다. 언제 어느 기기에서든지 자료를 열람하고 수정하고 삭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이렇게 구글 문서로 작성한 파일을 백업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단지 다운로드할 때 원하는 포맷을 선택하여 다운로드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애초에 온라인으로 작업하기 위한 문서를 오프라인으로 받는다는 것이 무척 번거로웠다.


물론 구글 문서의 디렉터리를 공유하여 소유권을 넘겨주면 간단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개인 구글 계정으로 공유를 해서 소유권을 넘겨주려고 하니, 이게 웬걸? 소유권은 학교 그룹에 속한 구성원에게만 넘겨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때 느낀 좌절감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우선 급한 대로 모든 구글 문서를 외장하드에 워드 파일 형태로 다운로드하고, 온라인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서들은 개인 계정과 공유를 한 다음 개인 계정에서 사본을 만드는 방법을 택하였다.


왜냐하면 소유권이 학교 계정에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삭제해버리면 공유된 문서가 개인 계정에서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얻은 교훈(learn lessons)은 바로 개인 데이터도 이중화 또는 백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이중화에 대하여 생각이 깊어지자 같은 내용을 중복하여 저장하자는 생각이 나아가 환경과 비용 측면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되었다.


데이터 센터에서 필수인 이중화(redundance). 데이터 저장공간의 이중화는 물론이고, 무정전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전력설비의 이중화와 서버 랙의 발열을 해소할 냉방 설비의 이중화도 필수이다. 하나하나 자세히 알아보기에는 많은 내용이지만 이러한 설비를 운용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자원이 투입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 센터의 서버 랙이 들어서는 상면을 임대해주는 비즈니스까지 그 이해관계를 따지면 구글의 처사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왜냐하면 구글 입장에서 우리나라와 같은 해외 로컬에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는 임차를 해서 운용하는 측면이 좀 더 경제적일 것이기 때문이다. 로컬을 옮기더라도 데이터센터 자체를 옮기지 않고 서버 랙이나 데이터만 이전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여 고객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서 데이터를 여러 개의 로컬에 중복으로 저장하게 된다면 구글도 비용 지출이 추가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계정의 드라이브를 졸업생들에게 까지 무제한으로 용량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준다면 비용 지출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일을 겪고 언제인가 tv 광고에서 본 내용이 생각났다.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바로 이메일을 지우고 환경보호를 실천하자는 내용이었다.


무슨 이메일을 지운다고 환경을 보호하겠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자료를 저장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하나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그나마 에너지 절감 측면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같은 내용으로 여러 매체 이를테면 구글, 네이버, 드롭박스와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저장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유료 또는 무료로 저장공간을 이용할수록 환경에 좋은 영향을 끼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이 한 몸 죽으면 중복 저장한 데이터가 무슨 소용이람 이라는 생뚱맞은 생각으로 두서없는 마무리를 하려 한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전기 스위치는 ON 이 빨간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