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직장은 네 번째 직장을 나오고 나서 9개월 만에 들어간 곳이었다. 처음에 이곳에 면접을 보고 일주일이 지나서 연락이 왔다. 지금은 티오가 없어서 미안하지만 뽑을 수 없다고.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말이다. 그러고 나서 약 한 달이 지났다. 그때 면접 본 곳에서 티오가 생겼는지 지금 자리가 있는데 혹시 일하고 있냐고 연락이 왔다. 나는 지원해놓고 발표를 기다리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보니 발표를 기다리는 곳이 합격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전화를 끊어버린 것이 조금 걸렸다. 그래서 다시 전화해서 기회 있을 때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이렇게 다섯 번째 직장 생활이 시작되었다.
이번 직장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이 40명 정도 되었고 그룹사까지 200명이 넘는, 인원 면에서는 작지 않은 중소기업이었다. 결과적으로는 회사도 나도 적절한 선택을 하였다. 다른 사람이 내가 지원한 역할의 포지션에 지원하지 않았고, 나 또한 발표를 기다리는 곳에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양쪽 다 차선을 선택한 것이다. 어쩌면 차선이 최선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이렇게 출근을 하고 하루나 이틀이 지났을까 다른 부서의 상무님이 나를 불렀다. 이따가 계약을 하는데 같이 가자고. 계약하는 것도 보면 도움이 될 거라고 말이다. 나는 그러고 나서 같은 팀의 차, 부장한테 다른 부서의 상무님이 같이 가자는데 갔다 와도 되냐고 물었다. 둘은 그냥 갔다 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상무님이랑 같이 계약하는 자리에 갔다가 왔다.
계약하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팀장님을 마주쳤다. 어디 다녀오는 길이냐고. 계약하고 오는 길이라고 하니, 누구랑 다녀오냐고 물었다. 상무님이랑 다녀온다고 하니 상무님 어디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상무님이 서계신 곳을 가리키니 팀장님이 상무님한테 바로 갔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 거 같아서 그냥 사무실에 들어가는 게 낫겠다 싶어서 들어가는데 팀장님이 상무님한테 큰 소리를 내는 것을 들었다. 나는 자기 팀인데 왜 마음대로 일을 시키냐고 하면서 말이다. 팀장님의 직급은 이사였다.
나는 이러한 상황이 적응이 되지 않았다. 드라마에서만 보던 장면이 내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이후 팀장님이 나를 부르더니 다른 부서 사람이 다른 일을 시키면 팀에 바로 위의 상사인 차, 부장한테 말하라고 하였다. -내 위가 바로 대리, 과장도 아닌 차장이었다- 나는 분명히 말했는데 말이다. 여하튼 이번 일은 해프닝으로 끝을 맺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 일은 잊힐만한 또 다른 사건이 발생하였다. 바로 대리가 차장에게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른 일이다. 업무에 대한 불만과 서로에 대한 오해 때문에 발생한 일인 것 같았는데, 직급을 떠나 드라마에서 나올법한 일이 또 내 눈앞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