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 블로그, 브런치, 메모장, 한글, 다이어리 어디에나 글을 쓴다. 일상을 담고 기분을 담고 작품이 될수도 있지만 현재는 작품이 아닌 글들을 적는다. 항상 무겁고 우중충한 글을 쓰다보니 나는 이런 글만 쓸 수 있는 사람인 것 같은 기분이 들다가도 마음 한 켠에 있는 그 우중충함이 덜 풀려서 그런가보지 이해하게 된다.
흩날리는 꽃잎들보다 푸릇한 잎들이 좋다. 살면서 많은 봄을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매해 새롭게 느껴진다. 가끔은 슬프기도 하지만 슬픔이 49%라면 기쁨이 51%라서 내게는 나은 계절이 된다. 봄이 오면 조금 나아질 줄 알았는데 4월이 되면서 내게 실망하는 일이 늘어났다. 어쩌면 좋아. 남에게는 실망하지 않으면서 나는 내게 실망한다. 이런 게으른 패턴을 깨고 싶었는데 갈수록 더 깊어져만 간다.
삶을 마감할 때 내가 살았던 날들이 이런 날들뿐이라면 어차피 사라져버린 나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내가 남아있다면 속상할 것 같다. 무언가 되고 싶었던 아무것도 아닌 삶. 이대로 살아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