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라디오를 끄고 싶어요.
* 개인 증상을 기록한 내용이니 어? 나같은데? 나 ADHD인가봐 하지마시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으세요.
우울과 불안을 치료하기 꾸준히 병원을 다니고 약을 꾸준히 복용하지 않기를 반복했다.
술을 먹어야 하는 날에 약을 먹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까먹어서 안 먹고 아 맞다 먹어야 하는데
이러다가 또 안 먹고그렇게 한두 달을 먹지 않으면 증상이 다시 나타나고 원래 갔던 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으로 갔다. 이사 오기 전에는 정착해서 다니던 병원이 있었는데 이사 와서는 몇 군데를 갔는지
알 수가 없다.
다른 병원에 가는 이유는 증상에 떠밀려 마음이 쿵쾅쿵쾅 불안해서
지금 당장 진료를 볼 수 있는 병원을 찾기 때문에 다른 병원으로 가게 된다.
(대부분 예약제라 당일 진료가 안되는 곳이 많음)
지금 다니는 곳 또한 몇 개월 전 이러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날
미친듯이 당일진료 가능한 곳을 찾아 갑자기 갔다.
그리고 의사선생님께 모든 상황을 말했다.
상태를 인지하고 처음 병원에 간 건 5년 전이고 공황장애 진단을 받았다.
그동안 여러 일을 겪었으며 그 일들뿐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계속 불안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심리 상담도 받고 지속적으로 정신과를 다녔지만 스스로 단약하는 일이 많았고
그때마다 병원을 바꿨는데 이사 오기 전 병원을 가장 오래 다녔고
이사 와서도 단약, 병원 바꾸는 일이 잦았고 오늘 또한 그렇다.
저도 이러고 싶지 않은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제가 이렇게 말하는 건 웃기지만 ADHD가 아닌지 의심된다.
병원에 갈 때마다 선생님들께 말씀드렸는데 현재는 우울과 불안 상태가 심해서 ADHD 검사를 하면 ADHD로 나올 것이라고 먼저 우울과 불안이 호전된 후에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동안 하지 않았다. 어렸을 적 집에서 산만하다고는 한 것 같은데 학교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가만 앉아서 뭔가를 하는 것보다는 돌아다니는 걸 더 좋아하긴 했다. 책 잘 못읽는다. 생각이 엄청 많고 매일 꿈을 꾸고 피로하다. 꿈도 점점 상세하게 꾼다.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몇 가지 검사를 했고 우울과 불안은 여전히 높으며 특히 본인의 우울과 불안에 대해 생각하는 게 일반인보다 엄청 높다고 했다.그리고 이렇게 병원을 바꾸고 갑자기 뭔가 하는 것도 충동성에 포함된다고 하셨다.
돈 쓰는 것도...! 주위에선 뭐라고 하냐고 하셔서 "추진력이 좋다고 하던데요..?"
갑자기 여행 가기 갑자기 뭐 떠나기...? 갑자기 어디 가는 게 80%
생각해 보면 갑자기 뭘 하는 걸 좋아하긴 한다. 그리고 손해를 보면서도 하고 회피도 잦음. 강박도 있는 것 같고 통제 성향도 강한편. 외부의 영향을 모두 받아들임.
우울, 불안은 그동안 계속 치료 시도를 했으니 ADHD 치료를 하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렇게 해보겠다고 했고 3개월 정도 약을 먹었다.
오전 약을 먹으면 차분해진다.
머릿속 생각이 7~80% 줄어든다.
처음에는 이 느낌이 뭐지? 기분이 안 좋아진 건가?
100%였던 기분이 80%로 목구멍에 걸려있는 느낌? 말로 표현할 수 없다.
김줜한테 집에 가서 " (내 목을 치며) 나 기분이 여기에 딱 걸려있는 느낌이야"라고 했었음
원래 사람들은 이 상태가 기본값인가? 궁금하다.
생각을 계속하니까 뇌가 쉬질 않아서
미세한 두통과 어깨 통증을 기본으로 달고 사는데
100%는 아니지만 3~40% 정도 내려놓게 되었다.
그러다 또 위와 같은 이유로 한 달하고 반 정도 약을 안 먹었는데
한 달 까지는 괜찮다가 1~2주 전부터 산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 할 일이 여러가지긴 했지만 순서 정리, 일을 구분하는 것이 안되는 건 기본이고
하나를 하면서도 갑자기 다른 생각이 나면 다른 걸 하다가 또 다른 걸 잊어버리고
혼란 그 자체였다.
잠도 잘 안오고 밤새는 날도 있었다.
밤을 새우고 난 다음 날, 술 마신 날 외에는 잠드는 게 쉽지 않았다.
8월엔 술을 자주 마셔서 기절하듯 잔 날이 많았지만
그 외에는 밤새운 거나 다름없었다. 새벽 4~5시에 잠.
김줜에게 이런 상태를 말했더니
"내가 보기엔 이상하진 않은데 살짝 들떠있는 거 같아" 라고 하길래
"그게 증상일걸?" 하고 다음 날 바로 병원갔다.
선생님이 약 안 먹는 동안 어땠냐고 하셔서
한 달은 괜찮더니 그 뒤부터 이상하다고
산만하고(행동 말고 뇌가) 그럴 일도 아닌데 계속 정신이 없다고.
잠도 여전히 못 자고...
다시 약을 복용하기로 했고
상태를 보기 위해 일주일 뒤에 내원하기로 했다.
약 먹고 바로 차분해짐을 느꼈고 잠도 제대로 잤다.
꿈을 꾸긴 꿨는데 기억은 안 남.
아침에 일어났는데 정말 오랜만에 개운해서
기분이 정말 정말 좋았다. 정말로!
대체 어떤 상태가 정상인 걸까?
ADHD는 약을 꽤 오래 먹는다는데
이게 고쳐지기는 하는 건가?
나는 비정상인가?
그리고 바느질, 뜨개질이 꽤 도움이 되었다.
혼란을 겪는 시간 속에서도 뜨개바느질 시간만큼은 생각에 잡혀살지 않았다.
다만 뜨개질과 바느질을 멈출 수 없는 것이 문제,,
나를 위해 쓴 글이지만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는 글
ADHD 면 어쩌라고 약 먹고 치료받으면 됨
좀 힘들다? 원래 내가 아닌 것 같다? 병원에 가세요.
가서 이야기라도 하세요. 맘이라도 편해지게
처음에 안 가면 나중에 배로 힘들더라고요 (경험상)
가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으면
사실 처음이라 뭐라고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면 됩니다.
그냥 살자!
나 왜 이렇게 살지? 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병원도 가고 상담도 받고 이리저리 노력하는 나를 생각해!
어느 누구보다도 내가 나를 살리려고 노력한다는 걸 잊지 말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