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하여

by SEOK

10시간을 넘게 자고 이른 아침 눈을 떴는데 기분이 영 좋지 않다.

아직 잠이 깨는 중이라 그럴까 잠이 남아서 그럴까

천장도 봤다가 휴대폰도 봤다가 자고 있는 김주헌도 봤다가 이리 돌았다 저리 돌았다를 반복했다.

그러고는 또 엄마가 생각났다. 내가 생각을 한 걸까 생각이 난 걸까?


엄마에 관한 이야기를 쓰려고 했었다. 엄마에 대해서 쓰는 게 아니라 엄마와 나의 관계

그리고 우리의 슬픈 이야기, 우리가 같이 못 해본 것들 해보고 싶었던 것들 그 모든 이야기를..

글을 써야만 그 안에 있는 슬픔과 불안을 털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쓰지는 못하고 언제 쓰나 생각하다가 엄마의 죽음이 갑자기 무섭게 느껴졌다.

다시 죽음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나와 연결된 모두의 죽음이 두렵다.

0순위로 두려운 것은 내가 죽는 것이다. 내 죽음의 모습은 자다가 죽는 것이다.

예전에는 아프게 죽을까봐 두려웠다면 지금은 내가 죽고 난 후 내 가족들과 내 친구들이 슬퍼할 것을

죽지 않은 내가, 살아 있는 내가 걱정을 한다.


잘 생각해보니 꽤 어렸을 때부터 이 생각을 했던 것 같아.

내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엄마 이야기를 쓰고 나면 이 불안을 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단순히 엄마가 죽어서 불안한 게 아닌 것 같다.


"왜 나는 죽음이 이렇게 무섭지?"라고 질문을 던졌더니

아는 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가족이라고 하면 외가쪽뿐인데

그들이 다 나를 키워준 사람들인데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큰이모 모두 없다.

모두 하늘로 갔다.

그리고 막내이모도 아팠고

둘째이모도 최근에 아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불안할 수밖에 없다.


할머니의 죽음은

할머니가 쓰러져있던걸 처음으로 발견한 게 나다.

나는 그 상황을 생생히 기억한다.

그리고 가끔 길을 걷다가 할머니한테 났던 냄새도 맡는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나는 죽음이 두려울 수밖에 없다.


엄마를 쓰려고 했는데

엄마도 쓰고 죽음도 써야겠다.


마음을 벅벅 긁어내서

닳을 때까지 죽음을 써야겠다.


그때가 되면 두렵지 않을까?

떠날 준비가 되어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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