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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Jan 14. 2017

겨울이야기

존재의 유죄





내게 겨울은 항상 이런 계절인 것이 슬프다. 사실 내 삶이 슬픈 일 투성인데 날씨까지 추워지니 핑계대기 딱 좋다. 어렸을 적엔 없는 것이 슬펐다. 지금도 여전히 슬프지만. 커서 알게 된 것은 부재가 슬픈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 더 슬프다는 것이다. 힘이 들 때면 날 힘들게 하는 대상과 그 고통을 느끼고 있는 나의 부재를 생각하게 되는 것을 보니 분명하다. 어제는 돈이 없음에 울었고 오늘은 돈이 없는 내가 존재하는 것이 슬퍼 울었다. 언젠가부터 나는 많은 것을 가진 이들을 부러워하는 것인지 부럽지만 내색하지 않는 것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워졌다. 마음속에 되뇌던 말들이 내 것이 되어버렸다. 어느 누가 어려움 없겠나, 하지만 그 반복엔 회복이 없다. 큰 사람이 되고자 한 적 없다. 시작 앞에서 이게 욕심이 아닐까 생각한 적은 많다. 그래서인지 내 것을 잘 챙기지 못했다. 작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치로 와 닿을 때만큼 시린 것이 없다. 아직 다 지나지 않은 오늘 나는 또 울 것이다. 오늘 꿈엔 무엇이 부표가 되어 떠오를는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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