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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Oct 04. 2018

시작의 가을



어둑한 골목에 가로등 빛을 받으며 걸으면 내 그림자였다가 아니었다가 주차된 차들은 그대로, 나만 움직인다. 바람이 불면 나무가 흔들리고 얼마 전에 자른 앞머리도 이마를 간지럽힌다. 이 골목에 움직이는 것은, 주체적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나 하나.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입고 있으면서, 달고 있으면서 입 안에 음식을 가득 넣고 꼭꼭 씹듯이 걸어나간다. 발 뒤꿈치부터 시작해 앞까지 다 닿는 것을 느끼면서, 대충 걷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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