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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Feb 05. 2020

 좋은사람 찾기대회



"안녕하세요, 혹시 좋은 사람이세요?"

"아닌데요."

"네. 조심히가세요"



이런 간단한 대화로 사람을 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열심히 초중반을 거쳐 20대 후반이 되보니 그간 내가 사람에게 쏟은 감정소모가 아프다. "이제라도 알게된게 어디니?"라고 말하는 지인의 말처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겠지만 최근까지 좋은 사람을 만나려면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연애.


 좋은 사람이 뭔데?

좋은 사람이 되는게 우선이라고 여겼으면 당연히 떠올려봤을 질문이지만 안타깝게도 처음 해봤다. 그것도 스스로 한 것이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듣게 됐다. 최근 서늘한 여름밤 작가님의 <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사월날씨 작가님의 <결혼고발> 북토크에 다녀왔다. 사랑안에서 불안한 사람들, 가부장제 밖에서의 사랑. 같은 고민과 아픔, 생각을 가진 분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듣고 나눴다. 질문을 하면 작가님들이 답변을 해주는 진행방식이었는데 그 중 질문 하나가 "좋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였다.


                         듣자마자 속으로 '맞아,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일까?' 생각하고 있었고 

                                   돌아온 작가님의 답변은 "...좋은 사람이 뭘까요?" 


                                                            그러게요. 


대체 그동안 좋은 사람이 뭔 줄 알고 되겠다고 한거지? 항상 나보다 너를 먼저 생각하고, 화를 내기보다는 이해하려고 애쓰고, 너보다 더 네 편인 나. 정말 옳은 모습이었을까? 항상 좋은 사람이었는데? 너한텐.


작가님들은 사람은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고 관계에서 우리를 봐야한다고 했다. 나보다 너를 0순위에 뒀던 내 방식이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안에 나는 없었고 헤어지고 나서야 사랑 줄 곳을 잃은 나만 남아있었다. 내가 줬던 사랑을 다 긁어오겠다며 신발끈을 단단히 묶다가도 일어나려고 바닥을 짚으며 울었던 날들.

     다음 연애는 어떨까? 아마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적어도 '좋은사람'이 되겠다고 애쓰진 않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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