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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Feb 15. 2020

얕아진 단단함





항우울제 먹은지 6일째.

오전에 맞춰둔 알람을 꺼버리고 오늘도 10시간 넘게잤다.

오전약과 자기전약을 나눠서 먹을때는 하루종일 몽롱함으로 버텼는데 자기전에 함께 먹으니 좀 낫다.

금요일에 선생님께 약을 먹으며 어떻게 지냈는지 말했더니 약이랑 잘 맞다며 더 큰 약으로 바꿔주셨다.

공황장애 약이랑은 달라서 처음엔 당황했는데 확실히 감정소모가 줄었다.

가장 좋은 것은 매일 찾아오던 가위를 눌리지 않고 잠든다는 것.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눈감고 있으면 아침에 눈뜨는 나를 발견. 괜찮다. 울지 않았다.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낀 것은 약먹기 전부터였는데 약먹고 하루 이틀은 멍해서 정신이 더 없는 것 같더니 지금은 이성적 판단이 가능하다. 항상 머릿속이 복잡했는데 엉킨 실이 조금 풀린 느낌이랄까.

약을 먹고 상태가 어땠는지 세세하게 잊어버릴 것 같아서 블로그에 적어뒀는데 갈수록 적을 내용이 줄어든다.

괜찮아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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