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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OK May 17. 2020

네게 가장 오래된 나

[은평글방] 16. 오래된 것들


이제야 한 달이 지났다. 어떻게 지내야 할 지 몰라서 울지도 않고 웃지도 않고 아무렇지 않게 척하지 않으며 지냈다. 이 곳에 있으면서 내가 떠나 온 사람들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어느 날엔 꿈에 찾아 가기도 하고 그냥 바라보기도 했고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가슴 턱에 돌이라도 얹은 듯 숨 쉬기가 힘들었다. 어느 날엔 윤재의 꿈에 찾아갔다. 퇴근하고 버스를 기다리는 윤재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윤재야!"하고 불렀다. 놀란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다가 펑펑 울기 시작했고 그 순간 꿈에서 깼다. 윤재는 아침에 눈을 뜨고 꿈에서보다 더 많이 울었을 것이다. 산책하다가 갑자기 윤재가 내 팔을 잡으며 "내게 가장 오래된 건 너야, 정말 그렇지 않더라도" 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게 무슨말이냐며 둘 다 깔깔 웃었는데 그런 내가 없는 윤재는 얼마나 더 울런지. 네가 매일을 운다고 생각하니 나는 눈물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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