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의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
# 요양보호사의 가슴 아픈 이별 이야기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이별은 언제나 힘겹다.
특히 마지막 이별을 고하는 순간이 그렇다.
평소와 다름없는 출근길이었지만, 오늘따라 P 선생님의 발걸음이 무겁다.
이제 막 당신의 곁을 내어준 어르신과의 마지막 교감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평소와 달리 요양보호사 선생님은 어르신을 위해 음악을 틀어주었다.
무거워진 서로의 마음을 달래 보려고 했던 행동이었지만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다.
어르신이 마음을 닫은 후 한 번 도 듣지 않았던 음악이었지만, 선율은 마치 오랜 시간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것처럼 어르신을 반겼다. 그리고 어르신은 천천히 몸을 움직이며, 음악과 함께 추억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이 마치 개구진 어린아이의 춤처럼 사랑스러웠고, 어르신의 마음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순간 선생님이 어르신을 향해 속삭였다.
[아버님! 웃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그렇게 매일 웃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은 따뜻한 언어로 그 마음에 온기를 불어넣으며, 다시 한번 속삭였다. [무리하지 마세요] 자신을 걱정해 주는 온기가 묻은 말이 마음까지 전해졌다. 그 속사임은 마치 비닐하우스속 화초를 배려한 온기처럼 삶의 의미를 알려주는 것 같았다.
어르신은 그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속 깊은 곳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온기가 식을 무렵 센터에서 준비한 색연필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공책을 가져다 드렸다.
5등급 치매 판정을 받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준비된 센터 쪽의 배려였다.
그림도구를 받아든 어르신이 이번엔 그림을 그렸다. 색연필을 휘휘 거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그 손끝에서 흘러나오는 색감은 삶의 다양성과 아름다움을 전달하며, 어르신은 그림을 통해 자유로움과 창조의 기쁨을 느꼈다.
그러는 사이 선생님은 자신도 모르게 시 한 소절을 읊었다.
그 시 속에는 엄마 품 안에서의 따스한 기억과 어린 시절의 미소가 녹아있었다. 시인의 글에는 노인의 마음을 안식처로 안내하며, 존재의 의미와 공감의 소중함을 전달해 주었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 보호사와 어르신은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잠시 첫 만남을 떠올린 선생님은 자신이 일구어낸 공간들을 눈에 담기 시작하셨다.
어르신의 입처럼 굳게 닫혀있는 창문이 어느덧 활짝 열려있었고 매서운 눈처럼 쏘아보던 날카로운 볕은 어느새 따스한 햇살이 되어있었다.
자신의 마음처럼 돌아누운 어르신의 등짝은 더 이상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그간 선생님은 어르신이 사는 공간을 따뜻한 색감과 향기로 가득 채웠다.
작은 창가에는 햇살이 비추고, 그 안에서는 어르신의 마음이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몇 달 후, 선생님은 어르신을 위해 작은 파티를 준비했다. 파티라고 하기엔 부침개와 음료수가 전부였지만 병원 입소 전 마지막 선물이었다.
그 속에는 따뜻한 미소와 손을 잡고 춤추는 시간이 함께했다. 그리고 그간의 기억 속엔 음악과 함께한 자신의 젊은 시절의 기억을 되찾았을 때의 기쁨도 있었다.
그런 기억을 되살리며, 고독한 공간에서 벗어나 행복을 느낄 수 있었다.
[고마웠어! 건강해져서 나오면 꼭! 다시 와 줘!] [그럼요! 아버님 치료 잘 받고 오세요]어르신은 요양보호사 선생님의 손을 꽉 잡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 감사의 말에 마음이 뜨거워진 선생님은 눈물을 보였다.
지금의 이별이 마지막이 될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뜨거운 눈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