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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시전 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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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선 Jul 12. 2023

70층 공략 실패

판타지 [시전 29화]

두호의 매서운 공격에 이리스가 가드 마법을 시전 하더니 몸집을 더욱 크게 부풀렸다. 

몸집이 불어난 이리스의 광역마법에 사정거리 안에 있던 원재대원의 모든 버프 마법이 풀려버렸다. 

준범이 선두에 있던 두호에게 퇴각을 지시하고 자신이 뛰어 들어갔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모든 마법이 풀려버린 선두그룹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패턴을 이어받은 준범의 매서운 공격이 시작되는 동안 선두에 있던 인원들은 풀려버린 마법을 하나씩 복구하기 시작했다. 

준범의 공격만큼이나 빠른 회복을 하는 이리스는 도무지 쓰러질 기세가 아니었다. 

한참을 공격하던 준범이 순수 자신의 화력으로만 공격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소리를 질렀다. 

[요정들 뭐 해 활 질 안 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지만,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 

이대로 계속 가다간 자신마저 위험해질 수 있다고 판단한 준범이 다들 귀환 명령을 내렸다. 

첫 번째 공략 실패였다. 

하나둘 아지트로 모이기 시작했다. 

화가 난 준범이 원정대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있는 동안 뒤늦게 이마리가 아지트로 돌아왔다. 

[다들 어떻게 된 겁니까?] 

[뭐야!, 넌! 왜? 이제야 돌아와?] 

화가 난 준범이 매서운 눈으로 마리를 바라보며 묻자 갑자기 어두워진 표정을 하던 마리가 금세 눈물을 보이며

억울하다는 듯 소리 내어 목소리를 높였다.

[현준이가... 죽었어]

[뭐! 아니 왜? 현준이가 왜 죽어?] 

모두의 시선이 이마리에게 쏠렸고 마리는 여전히 훌쩍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선두에서 너무 빠르게 치고 나가니까 현준이가 뒤처지더라고 그래서 내가 현준이가 위험할까 봐 같이 뒤를 따라갔는데 갑자기 앞서가던 일행들이 어디론가 사라지더라고 그리고 그 순간 이리스가 나하고 현준에게 번개를 날렸는데 나는  피했지만 현준이가 맞았어요. 너무 무서워서 귀환했는데 모두 먼저 오셨더라고요] 

[이야기 좀 해 주시지 말도 없이 귀환하면 어떻게 해요] 

준범은 원망 섞인 마리의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마리의 말에 화살이 두호에게 돌아갔다. 

[두호야 그렇게 혼자서 빨리 가면 뒤따라오는 사람은 어떻게 하니? 그러니까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거잖아!] 

준범의 말에 당황한 두호의 눈이 커다란 원을 만들었다.

커다란 눈 사이를 오가는 파란 눈동자가 양 옆으로 빠르게 굴러다니다 바닥으로 떨어졌다.

[모두에게 미안합니다.]

사과하는 두호의 말을 받아 준범이 말을 이었다.

[모여보세요. 어찌 되었든 우리 막내가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잠시 막내를 위해 추모하겠습니다.] 

숙연해진 분위기는 한동안 가라앉을 줄 모르고 계속되었다. 

[오늘 공략은 실패입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다시 도전하기엔 무리인 듯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내일 다시 도전하겠습니다.] 

준범이 모두에게 공략실패를  공표하고 다음을 기약하였다. 

오늘 소모한 HP와 MP 회복을 위해 일행들은 각자의 방으로 들어갔다. 

방으로 돌아온 마리가 방문을 걸어 잠근 후 침대 위에 걸터앉아 무서운 미소를  보였다.

인벤에서 꺼내든 은빛의 단검은 여전히 검은색을 띠고 있었으며 더는 빛나지 않았다.

[훗! 역시 나에겐 검은 칼이 잘 어울려] 마리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그 시각 군주 호진은 마리를 의심하고 있었다. 

앞선 70층에서 충분히 따라갈 수 있어 보였는데 마리는 전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군주 호진이의 눈에는 보였던 것이었다. 

그뿐 아니라 윈드워크는 요정들의 특화마법이기 때문이었다. 

용사의 윈드워크와  요정의 윈드워크는 다르다. 

요정은 강한 공격력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빠른 공격과 퇴각용으로 윈드워크를 사용한다. 

그러므로 어느 캐릭터보다 이동속도가 빠르다. 

반면 용사의 윈드워크는 이동보다는 빠른 공격력에 초점을 두고 있기에 요정의 것보다는  다소 느리다. 

그 차이를 군주 호진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는데 왜 뒤처졌을까? 하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리스가 번개를 날렸다고 했는데 번개의 최대피해는 HP 5~600이다.

하지만 아무리 요정이라 하더라도 현준은 이미 레벨이 70이었다. 기본 HP가 850에다가 풀 마법까지 한 상태면 1000이 넘는 것이 정석인데 어떻게 번개공격 한 번에 죽을 수 있다는 말인가. 

순간 호진의 머릿속을 스치는 것이 있었다.

[은단검... 설마 마리가!] 놀란 호진이 서둘러 2층 계단을 빠르게 달려 마리의 방으로 찾아갔다.



30화 이어보기 : 시전 : 네이버웹소설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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