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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선 Mar 27. 2023

방귀고래

나는 아기고래 핑구다. 아직 등에서 물을 뿜을 줄 모른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내가 뿜뿜 (등에서 물을 뿜는)을 하게 된 이야기이다.     

“자아” ~ “선생님을 따라 해 보렴. 하나 ~, 둘 , 셋”     

뽀오옹 ~ 하하 호호 키득키득 여기저기에서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왜! 자꾸만 방귀가 나오는 거지?     

핑구는 너무나도 부끄러워 그만 바다유치원에서 도망 나왔다.     

그날 이후 핑구는 더 이상 바다유치원에 가지 않았답니다.     

“핑구야 ~ 친구들 왔다” 짝꿍 몽구하고 두리가 놀러 왔다.     

하지만 난 숨어있어야만 했다. 너무나도 부끄러워 얼굴을 마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친구들이 돌아간 후 다시 혼자가 된 핑구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핑구는 결심했습니다. “그래 내가 언젠가는 멋지게 물을 뿜는 모습을 보여주고 말 테야.”     

핑구는 혼자서 열심히 노력했어요.     

하나 ~ 두울 ~ 셋... 뽕     

하나 ~ 두울 ~ 셋... 뿌웅     

하나 ~ 두울 ~ 셋... 뽀오옹     

하지만 좀처럼 뿜뿜은 나오지 않았어요. 뽕, 뿡 , 뿅 , 쁑 부지직     

낙심한 핑구는 그만 울상이 되었어요. “난! 왜 안 되는 거지...”그때였어요 꼬르륵 ~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어요.     

배가 고파서 그런가...? 핑구는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려 했어요.     

조개 구름다리를 지나 미역 미끄럼틀을 막 지나는데 유치원 친구들이 바다 놀이터로 오는 게 아니겠어요.     

너무 놀라 한참을 헤엄쳐 달아났어요.     

아이 배고파 “어! 그런데 여기는 어디지?”     

그곳은 마을 밖이었어요 사실 마을밖엔 나가면 안 된다고 부모님과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해 주셨는데 그만 이곳까지 온 것이었어요.     

어휴 ~ 무서운걸. 걱정도 되었지만 돌아갈 생각을 하니 너무나도 창피했어요.     

뭐야 ~! 딱히 다른 것도 없어 보이는데... 물 색깔이 검은색에다가 냄새가 조금 나는 것 같은데... 참을 만했어요.     

조금 더 다가가니 물 색깔도 조금 더 어두워지고 “윽! 냄새도 조금 더 나는 것 같은데”     

다시 가야 하나... 망설이고 있을 때쯤 저쪽에서 등이 휘어진 늙은 물고기 할아버지가 버럭     

소리를 지르는 거예요.     

“돌아가 ~ 어서 빨리 돌아가거라~!”     

칫! 웬 참견. 핑구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왜요? 왜 돌아가야 하는데요? 핑구는 별로 궁금하진 않았지만 퉁명스럽게 물어보았어요.     

할아버지 물고기가 말씀하셨어요.     

“이 근처엔 인간들이 산 단다.” “저 ~ 담장을 보렴.”     

담장에선 검은색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어요.     

저건 아주 위험하고 나쁜 물이란다. 이 냄새도 저 녀석 때문에 나는 것이고, 저 검은 물이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단다.     

여기 계속 있으면 할아버지처럼 허리가 휘어지고 아프단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왜 여기에서 살아요?     

나도 2달 전쯤 이곳으로 이사를 왔단다. 그런데 이렇게 되었지.     

할아버지 물고기가 무척 슬퍼 보였어요.     

그래서 나도 이사를 하던 참이었단다.     

여기 계속 있으면 위험하니 어서 너도 돌아가거라 하시며 할아버지 물고기는 돌아가셨어요.     

핑구는 깜짝 놀라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창피하긴 했지만 돌아가야 했어요.     

집으로 돌아온 핑구를 보신 어머니는 더러워진 핑구를 보며 화들짝 놀라 물어보셨어요.     

나는 조금 전 등이 휜 할아버지 물고기 이야기를 들려주었지요.     

어머니는 평상시보다 더 꼼꼼히 목욕시켜 주셨어요.     

뽀드득뽀드득 머리도 감겨 주셨고요. 등에 뿜뿜 자리도 깨끗이 씻겨 주셨답니다.     

그리곤 다시는 그곳엔 가면 안 된다고 단단히 이르셨답니다.     

그날 저녁     

핑구는 아빠에게 물어보았어요.     

“아빠 ~ ” 어떻게 해야 물을 뿜을 수 있어요?     

신문을 보시던 아빠는 잠시 신문을 접으시며 말씀하셨어요.     

“자아” ~ “아빠를 따라 해 보렴 하나 ~, 둘, 셋” 하면 등과 배에 힘을 주는 거야!~     

“아빠 그 방법 말고는 없나요? 그건 여러 번 해봤다고요.”     

아빠는 잠시 내 눈을 보시더니 말씀하셨어요.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는 드물단다.      

아빠도 엄청나게 오래 걸렸어 하지만 열심히 노력했더니 지금처럼 멋진 뿜뿜을 하게 되었단다.”     

“어떤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단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모든 어른의 말이 전부 옳은 것만은 아니란다.     

보통의 고래들은 이렇게 해서 물을 뿜을 수 있었지만 너는 다를 수 있단다.     

너만의 방법을 터득해 보려무나”     

하지만 핑구는 지금 당장 뿜뿜을 해야 했어요. 그래서 멋진 모습을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싶었거든요. 식사를 마칠 때쯤 또다시 친구들이 찾아왔어요. 깜짝 놀란 핑구는 황급히 밖으로 달아났어요.     

“쳇! 저 녀석들은 도대체 왜 자꾸만 찾아오는 거야?”     

“아이 추워 ~” 겨울밤의 바다는 제법 쌀쌀했어요.     

“아이 추워라 빨리 좀 돌아가지... 저 녀석들 때문에 이게 무슨 꼴이람.”     

잠시 후 친구들이 돌아갔지만, 추위에 오들오들 떨었던 핑구는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답니다.     

“에이 이건 모두 그 녀석들 때문이야.” 핑구는 친구들을 원망했어요.     

“에이치~”, “에이치~” 감기에 걸린 핑구는 계속해서 재채기를 했어요.     

그런데 그때!!!     

재채기와 함께 등에서 뿜뿜이 되는 것이었어요.     

“에이치~ 솨아 ~”, “에이치~ 솨아 ~”     

핑구는 너무너무 기분이 좋아졌어요.     

“야호 ~ 하하하 이제 나도 뿜뿜을 할 수 있다. ~~~ ”     

감기에 걸린 것보다 뿜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기뻤어요. 그리고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     

기뻐하는 야호 ~ 소리에 어머님이 “어머나 ~ 핑구 축하한다.~ 드디어 성공했구나” 하시며 함께 축하해 주었어요.     

“그런데 ~ 너~ 어~ 감기에 걸렸구나! 어휴 어쩌니 열도 조금 있는 것 같은데...”     

“엄마가 약 챙겨 줄 테니 꼭 먹으렴.” 하시며 감기약을 챙겨 주셨어요.     

하지만 핑구는 약을 먹지 않았어요.     

“약을 먹으면 더 이상 재채기가 나오지 않을 거야”, “그렇게 되면 뿜뿜을 자랑할 수 없게 된다고. 안 돼, 참아야 해~”     

“내일 유치원 친구들에게 나의 멋진 뿜뿜을 자랑할 거란 말이야 하하하”     

다음 날 아침 어머님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에 핑구는 눈을 떴어요.     

아니 이럴 수가 핑구는 너무나도 놀랐어요. 안돼~~~     

핑구는 병원에 입원한 것이었어요.     

어머님 말씀이 밤새 끙끙 앓았다고 하셨어요.     

“이제 정신이 드니? 문어 의사 선생님께서 물어보셨지만, 목도 아프고 이야기할 기분도 아니었어요.     

의사 선생님 때문에 망쳤다고 핑구는 생각했어요. 너무나도 속상했답니다.     

“안 돼~ 여기서 나가야 해 감기가 나으면 뿜뿜을 할 수 없다고 핑구는 생각했어요.     

핑구는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어요.     

문어 의사 선생님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주사도 맞았고 약도 먹었으니 조금만 쉬면      

좋아질 거라고 하시며 나가셨어요.     

“뭐!!! 내가 주사도 맞고 약도 먹었다고?!!!”     

돌아가시는 의사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나도 미웠답니다.     

너무나도 속상해서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그때 친구들이 병문안을 왔어요.     

“핑구야 많이 아프니 ~ 어서 나아서 우리랑 함께 놀자 네가 없으니 심심해서 안 되겠어      

우리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기는 하니? 어서 나아서 우리랑 놀자~“     

친구들의 진심으로 걱정을 해 주는 모습에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져 나왔어요.     

“그래 친구들아, 고맙다~”     

고작 뿜뿜이 뭐라고... 이곳에서 나가면 다시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음날 핑구는 퇴원했고 유치원에도 갔어요.     

여전히 친구들이 반갑게 맞이해 주었어요.     

핑구는 신이 나서 그간의 뿜뿜 했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었어요.     

아쉽게도 지금은 보여 줄 수 없지만 꼭! 보여주겠다고 약속하였답니다.     

그리고 핑구는 어떤 일이든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아버지의 말씀처럼     

자신만의 방법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랍니다.     

하나 ~ 두울 ~ 셋... 뽕     

하나 ~ 두울 ~ 셋... 뿌웅     

하나 ~ 두울 ~ 셋... 뽀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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